한국 사회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며 혼자 사는 노인, 즉 싱글 노인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2014년 전체 노인 인구의 18.4%였던 싱글 노인 비율은 2024년 22.1%로 늘어나 10년 만에 약 1.9배가량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증가율 1.4배를 기록한 일본의 상황과 비교해도 매우 빠른 증가 속도다. 더 나아가 한국은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2036년에는 일본의 현재 수준인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는 싱글 노후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임을 시사한다.
이처럼 빠르게 늘어나는 싱글 노인의 문제는 단순히 수적 증가를 넘어, 사회 전반의 재정적, 심리적, 관계적 측면에서의 불안감을 야기한다. 싱글 노인이 되는 원인으로는 배우자와의 사별, 중년 및 황혼 이혼 후 재혼을 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평생 결혼하지 않고 살아온 생애 미혼 등 세 가지가 꼽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고령화 사회를 먼저 경험한 스웨덴의 경우, 이미 전국 평균 1인 가구 비율이 57%에 달하지만, 이를 불행한 사회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살기 좋은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준비를 통해 행복한 삶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따라서 혼자 사는 노후를 행복하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돈’, ‘건강’, ‘외로움’이라는 노후의 3대 불안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재정적 안정 확보를 위해 현역 시절부터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이어지는 3층 연금 체계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만약 3층 연금으로 노후 생활비가 부족할 경우,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남편 사망 시 남겨진 아내가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종신보험 가입도 중요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에 대비한 의료실비보험 가입 또한 필수적이다.
둘째, 혼자 사는 노후를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독력’ 즉, 외로움에 견디는 능력이다. 아무리 경제적인 준비가 되어 있더라도 고독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독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고립된 생활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하고, 자신에게 맞는 취미 생활을 즐기며, 새로운 공동체에 편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주거 형태는 고립을 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의 사례처럼, 쇼핑, 의료, 취미, 오락, 친교 활동을 가까운 거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18~20평대의 소형 평수 주거 형태를 선호하는 경향은 한국의 노년 세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지막으로, 노후 생활비 준비는 남편 중심에서 혼자 남겨질 가능성이 높은 아내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65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의 72%가 여성이며, 70세 이상에서는 78%가 여성이라는 통계는 혼자 사는 노후가 여성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아내가 혼자 남겨질 경우를 대비하여 연금 및 보험 가입을 미리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가족 해체와 더불어 가족 회복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3대 동거 시 세제 혜택, 그룹 리빙, 공유 경제 활성화 사례 등은 혼자 사는 노후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 지원 방안 마련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다각적인 준비를 통해 싱글 노후를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존엄하고 행복한 삶의 시기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