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우리 문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문학 본연의 가치를 확산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미흡했다. 문학이 가진 사회적 연대와 정서적 치유의 힘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우리 사회 구성원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삶의 어려움 속에서 위안을 얻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치를 일상생활 속에서 체감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며, 높아진 문학적 관심을 실질적인 문화 향유와 사회적 가치 확산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이번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는 ‘서울국제작가축제’, ‘문학주간’, 국립한국문학관 특별전, ‘문학나눔’ 사업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여러 대표 문학 행사를 한데 아우르는 통합적인 성격을 띤다. 이는 특정 단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문학관, 도서관, 서점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확장되어 개최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문학주간 2025’는 ‘도움―닿기’라는 주제를 내걸고, 문학이 우리 삶의 다양한 균열을 비추고 서로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작은 구름판’이 되기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타인의 삶에 기대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며, 문학을 통해 개인의 성찰과 더불어 공동체적 연대감을 형성하고자 하는 정책적 의지를 보여준다.
축제 프로그램 중 참여자는 ‘문학주간 2025’의 주제 스테이지인 <읽고 만나고 쓰는 마음>에서 글쓰기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얻었다. 작가들은 ‘때로는 가장 수치스러운 것을 써야 글이 살아난다’거나 ‘문장이 삶으로 증명 가능한지 자문해 보라’는 조언을 통해 글쓰기가 곧 자기 고백이자 용기 있는 행위임을 강조했다. 또한, ‘예술가가 아니라 전달자라는 위치에서 글을 써 보라’는 충고는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을 덜어주며, 글쓰기가 결국 자기 자신을 넘어 다른 세계와 만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이러한 작가들의 경험담은 글을 쓰는 사람뿐만 아니라 글을 읽는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며, 문학을 통한 자기 발견과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비록 야외 프로그램은 우천으로 일부 취소되었으나, ‘포켓 실크스크린 책갈피 만들기’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은 직접 만든 주황색 고양이 그림 책갈피가 오래 기억될 만한 소중한 경험을 선사했다.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는 첫 회라는 상징성에 더해, 전국 각지에서 생활 속에 스며드는 문학 축제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전국 도서관, 서점, 문학관에서는 전시, 공연, 체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국내외 작가 초청 행사, 토크, 낭독 무대, 독서대전 등 풍성한 문화 행사가 연이어 펼쳐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25 고양독서대전’은 9월 독서의 달과 연계하여 지역 도서관에서 다양한 행사를 선보이며, ‘2025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 역시 9월 말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북토크, 공연, 전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축제와 협력할 예정이다. 이처럼 문학은 책장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읽고, 만나고, 쓰며 즐길 때 비로소 그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축제가 계기가 되어 더 많은 시민이 가까운 도서관과 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책 읽는 즐거움 속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며, 문학이 가진 사회적 연대와 정서적 치유의 가치가 우리 사회 전반에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