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은행 창구에서 목돈 이체 업무를 처리하던 한 이용자가 강화된 절차에 당황했다는 경험담이 전해졌다. 이는 최근 급증하는 보이스 피싱 범죄로부터 금융 소비자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은행권의 공동 대응 방안이 시행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와 달리 더욱 엄격해진 이체 절차는 고액 현금 인출 및 이체 거래 시 고객에게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홍보 동영상 시청을 의무화하고, 실제 발생한 최신 사례를 안내하는 등 금융사기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고객의 금융 거래 절차를 강화한 근본적인 배경에는 어르신을 비롯한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 피싱 범죄의 기승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보이스 피싱 수법이 더욱 지능화되고 피해 금액 또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심각성을 반영하듯, 일부 은행에서는 보이스 피싱 등 금융사기 전담 창구를 별도로 설치하는 등 범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 창구를 방문한 고객은 반드시 보이스 피싱 관련 예방 동영상을 시청하고, 실제 발생했던 보이스 피싱 사례를 숙지함으로써 잠재적인 피해를 사전에 인지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같은 은행권의 강화된 금융 거래 절차는 단순히 고객에게 불편을 초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영화 같은 작전, 그 주인공은 당신일 수도!’라는 제목의 예방 동영상은 정부 기관을 사칭한 가해자가 통화 상대방이 공범 또는 피해자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보이스 피싱 수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는 실제 금융 거래 상황이 영상과 유사할 경우, 고객 스스로 이체를 멈추고 의심할 수 있는 중요한 방편이 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kfb.or.kr)에서는 이러한 보이스 피싱 예방 동영상을 다시 시청할 수 있으며, 신종 금융사기 유형 안내 및 예방 방법, 피해 구제 방안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금융권에서 전송된 안내문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1월~7월) 보이스 피싱 및 문자 결제 사기 범죄 피해액은 7천 992억 원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7월에는 월별 피해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1천 345억 원을 기록하며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의심되는 링크를 절대 클릭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발신 번호가 의심될 경우, 금융사기 통합 신고 대응센터(1566-1188)에서 24시간 상담을 통해 즉시 확인할 수 있다.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이 공동 운영하는 이 센터에 신고 이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112로 신고해도 즉시 연결된다. 또한, 악성 앱을 설치했다면 경찰서를 방문하여 전용 제거 앱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및 사후 구제를 위한 정책과 홍보 아이디어를 국민으로부터 제안받는 공모전을 9월 24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총 상금 1천 600만 원이 걸린 이번 공모전은 신규 제도 제안, 현행 제도 개선 방안, 빅데이터 및 AI 활용 탐지 기법,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홍보영상 제작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다. 이는 보이스 피싱 예방 및 대응 체계 구축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을 높이고, 보다 효과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국민들은 ‘보이스 피싱 의심하Go, 주저 없이 전화 끊Go, 해당 기관(또는 자녀)에 확인하Go’라는 금융권의 권고를 기억하며, 의심스러운 금전 요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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