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차 공연·전시 할인권이 배포되었지만, 그 혜택을 실질적으로 누리기까지는 몇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지난 9월 25일(목)부터 시작된 이번 할인권 배포는 1차 때의 긍정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풍성한 혜택을 제공하려 했으나, 일부 예매처의 제한과 사용 기간의 짧음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번 2차 할인권은 기존 전국 단위 할인권에 더해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을 새롭게 선보이며 지역 문화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이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은 네이버 예약, 클립서비스, 타임티켓, 티켓링크 등 특정 예매처에서만 발급 및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모든 지역 주민이 손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각 2매씩 제공되는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은 공연 15,000원, 전시 5,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이는 전국 할인권보다 높은 할인율을 자랑한다. 그러나 11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짧은 유효 기간과 ‘매주 목요일’ 재발행되는 방식, 그리고 발급 다음 주 수요일 자정까지 사용해야 하는 제약은 이용자들에게 사용 시점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한다.
실제로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의 혜택을 경험한 한 시민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네이버 예약을 통해 뱅크시 사진전을 관람하며 5,000원의 할인 혜택을 적용받아 정가보다 저렴하게 예매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 시민은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대구 북구의 복합문화공간 펙스코에서 열린 뱅크시 사진전을 방문했으며, 이번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 덕분에 고향에서 의미 있는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뱅크시 사진전은 그의 대표작인 석판화 기법으로 구현된 작품들과 함께, 2018년 경매 현장에서 분쇄되는 사건으로 화제가 되었던 <풍선을 든 소녀> 작품(<사랑은 쓰레기통에>)의 영상 자료 등을 전시하며 관람객들의 깊은 몰입을 이끌어냈다. 또한, 사회 문제를 풍자하고 때로는 위로를 건네는 뱅크시의 예술 철학을 담아내며 그의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난민 수용소 건축에 사용된 디즈멀랜드의 흔적, 우크라이나 건물 잔해에 남긴 작품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2차 공연·전시 할인권 사업이 비수도권 지역의 문화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문화 거점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전시들이 개최되고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정 예매처에 국한된 발급 방식과 짧은 사용 기한 등은 개선의 여지로 남아있다. 정책 당국은 이번 할인권 사업의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더 많은 시민들이 소외 없이 지역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발급 채널을 확대하고 유효 기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말하고 나누는 진정한 문화 향유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