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수출이 2025년 3분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옴디아(Omdia)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2025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하며 주요 제품 출시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회복했다. 이는 강력한 교체 수요와 더불어 다가올 25년 4분기를 앞두고 채널 전반에 걸친 재고 확충 노력 덕분에 가능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 속에서, 한국의 1~9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5197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6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분기별 실적 또한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3분기 수출은 1850억 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산업통상부는 문신학 차관 주재로 수출동향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러한 성과를 뒷받침한 주요 품목별 수출 동향과 더불어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했다.
3분기에는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일부 품목에서 수출 감소가 나타났지만, 반도체와 자동차, 바이오, 선박 등의 품목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반도체는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버 투자 계획 상향 조정과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에 힘입어 1~9월 누적 수출 1197억 달러라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역시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관세 조치와 현지 공장 가동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으나, 유럽연합(EU) 및 CIS(독립국가연합) 등으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1~9월 누적 수출 541억 달러로 최대치를 경신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화장품, 농수산식품, 전기기기 등 유망 산업의 수출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하며 1~9월 누적 수출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유망 산업의 성장은 15대 주력 품목의 수출 비중을 지난해 78.2%에서 77.4%로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이는 수출 시장의 다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지표 이면에는 간과할 수 없는 도전 과제들이 존재한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았으며, 일반기계 수출은 미국의 철강 파생상품 관세 부과와 글로벌 건설 경기 부진으로 인해 감소세가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지역별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은 감소한 반면, 아세안, EU, 인도, CIS 등은 증가하며 지역별 편차가 나타났다. 대중국 수출 감소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양대 수출 품목의 부진에 기인했으며, 대미국 수출 감소는 반도체는 증가했으나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등 관세 부과 품목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수출 환경 속에서 문신학 차관은 “미국의 관세 조치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어려운 통상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의 수출 시장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 강화 노력에 기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수출을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각심을 갖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 차원에서 불확실한 환경을 해소하기 위해 국익 최우선 원칙에 따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이는 단기적인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요인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