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문화유산으로서 조선 왕릉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체험형 문화행사가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다. 「조선왕릉대탐미(朝鮮王陵大耽美)」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8개 왕릉을 중심으로 총 40여 종의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이는 기존의 수동적인 관람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체험을 통해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려는 정책적 목표를 담고 있다. 특히 매달 다른 내용과 체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개인 방문객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각기 다른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이번 「조선왕릉대탐미」 행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누구와 함께’ 또는 ‘어떻게’ 즐기느냐에 따라 맞춤형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개별적으로 방문하는 경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이들을 위해 태강릉에서는 ‘왕릉산책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10월 25일에는 퀴즈를 풀며 왕릉을 탐방하는 ‘왕릉산책: 특별 회차’로 기획되어, 교육적 요소와 재미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태릉과 강릉은 각각 조선 11대 중종의 왕비인 문정왕후 윤씨의 능과 조선 13대 명종 및 인순왕후 심씨의 쌍릉으로, 비교적 짧은 탐방 거리와 선선한 숲길(10월 1일부터 개방 예정)은 장시간 산책에도 부담이 없다.
개인 요금 1,000원, 단체 요금 800원인 입장료는 만 25세부터 65세까지 내국인에게는 무료로 제공되며, 노원구 주민에게는 5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태릉에서 발급받은 입장권으로 강릉까지 이용 가능하며, QR코드를 통한 간편한 입장 절차는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편의성을 제공한다. 각 왕릉 내 홍살문과 정자각 등 주요 지점에는 QR코드가 설치되어 있어, 스마트폰을 통해 음성 해설을 들으며 마치 라디오를 듣듯이 왕릉의 역사와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오디오 가이드는 전문 해설사 없이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왕릉을 탐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문화 향유의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더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태강릉 매표소 맞은편에 마련된 휠체어 및 유모차 대여소는 24개월 미만의 영아를 동반한 가족들이 왕릉을 보다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시설은 ‘가족 단위 야외 학습’ 및 ‘추억 쌓기’ 프로그램으로서의 잠재력을 높이며, 역사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유발하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조선왕릉대탐미」는 다양한 연령층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9월 현재 모집 중인 ‘음악과 함께하는 조선왕릉 이야기길(사릉)’은 음악회와 노리개 만들기 체험 등을 포함하여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며, 10월 11일에는 ‘음악과 함께하는 조선왕릉 이야기길(광릉)’이 금방 댕기 만들기, 향첩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청소년 자녀’가 있는 가족을 위해서는 10월 4일 의릉 토크콘서트와 10월 11일 헌인릉 창작 뮤지컬 <드오:태종을 부르다> 등이 추천 프로그램으로 제시된다. 모든 행사는 국가유산청 국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통합 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특히 ‘왕릉산책: 특별 회차’는 추후 모집 공지 시 별도 신청이 필요하다. 10월 말까지 이어지는 「조선왕릉대탐미」는 참가자들이 가족과 함께 뜻깊은 체험을 하고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