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대한민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사의 중심에 서게 된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단순한 국제 외교 행사를 넘어, 대한민국과 경상북도의 위상을 전 세계에 각인시킬 역사적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최 도시의 인프라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의 준비 상황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으며, 체계적이고 빈틈없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개최 도시 선정 이후,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외교부 등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50여 차례의 현지 실사와 7차례의 준비위원회를 거치며 기본 계획을 확정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적, 물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특히 정상회의의 핵심이 될 시설 인프라 구축은 현재 로드맵에 따라 공사가 한창이다. 정상회의장, 국제미디어센터, 만찬장, 경제전시장 등 주요 시설은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여 인력과 물자를 집중 투입, 9월까지 모든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한 달여 간의 최종 리허설을 통해 완벽한 준비 상태를 갖추게 된다.
정상급 인사들이 머물 숙박 시설 역시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PRS(Presidential Suite) 리노베이션 공사를 포함하여 총 12개 호텔 35개 객실을 최고급 수준으로 준비 중이며, 8월 이전에는 한국의 멋과 아늑함을 담은 세계적인 숙소가 완성될 예정이다. 더불어 수준 높은 케이터링 및 컨시어지 서비스 제공, 숙박업 종사자 대상 서비스 교육 강화 등을 통해 대표단에게 친절하고 편안한 경주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계획이다.
경주엑스포 대공원 광장에는 경제전시장이 조성되어 APEC 기간 동안 대한민국 경제 산업 발전의 역사와 첨단 미래 산업을 선보이는 상징적인 무대로 변모할 것이다. 이 전시장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경상북도의 주력 산업을 이끌고 있는 중견·중소기업들이 참여하여,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과 경상북도의 역량을 참가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또한, ‘세일즈 코리아’, ‘세일즈 경북’의 장으로 활용하여 투자유치 설명회, 1:1 기업 미팅, 한-APEC 비즈니스 파트너십, 미래 신산업 현장 시찰 등 실질적인 경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대한민국 문화 외교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신라 천 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경주는 K-컬처의 뿌리를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역사상 최초로 신라 금관 6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신라금관특별전’, 유명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K-아트 특별전’, ‘보문단지 멀티미디어 아트쇼’, ‘한복패션쇼’ 등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선보일 것이다. 더불어 세계유산축전, 대릉원 미디어아트, 5한(한복, 한옥, 한글, 한식, 한지) 체험관, 확장현실(XR) 버스, K-POP 뮤직 페스타 등은 최첨단 기술과 한류 콘텐츠의 결합을 통해 세계인에게 무한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문화적 역량은 경주가 가진 문화의 힘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K-컬처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경북과 경주의 아름다움, 그리고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려 10대 글로벌 문화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APEC 개최의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APEC 개최로 약 7조 4,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2만 4,00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각국 대표단과 글로벌 기업, 외신 기자들의 방문은 관광, 숙박, 문화, 서비스 전반에 걸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또한, 경주의 전통문화와 산업이 소개되고 지역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계기가 마련되면서 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제사회에 경주의 존재감을 알리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21개국 정상들의 ‘경주선언’이 채택된다면, 경주는 세계인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게 될 것이다. 나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무대는 통합과 평화, 경제적 연대,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공존과 공영을 향한 실질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평화와 번영의 APEC’이라는 구호가 현실로 구현되는 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APEC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번 행사를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경주는 APEC 개최 도시라는 브랜드를 기반으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글로벌 MICE 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인프라, 그리고 시민의 참여가 하나로 어우러져야 한다. 시·도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주 APEC은 ‘지방도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다. 2025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단지 회의를 여는 것을 넘어 세계의 내일을 여는 첫 문을 열 것이다. 경상북도의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경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역대 최고의 APEC을 완성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신라 천 년의 찬란한 유산을 품은 경북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