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명 시대를 열 핵심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지목하며 ‘AI 3대 강국’을 향한 국가적 역량 결집을 약속했던 정부가 그 의지를 구체적인 인사를 통해 현실화하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회복하고 새로운 문명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 진입, 낡은 산업 경쟁력, 인구 감소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한 ‘지렛대’로서 AI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이재명 대통령은 AI 미래기획수석을 신설하고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임명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내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대한민국 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국가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되었다. AI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인류의 새로운 문명 전환을 이끌고 있으며, 20세기 초 전기와 원자력 혁명이 인류 문명의 비약적인 도약을 이끌었던 것처럼, AI는 군사력, 경제력, 문화력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AI 패권은 공공과 민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존의 사고방식과 지식 체계를 뒤흔들며, 이제는 지능을 구매하고 무한한 지식을 생산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이처럼 AI 강국으로의 도약은 대한민국의 미래 생존과 직결된 중대한 과제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동북아시아의 강대국들이 제국을 운영했던 역사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가장 근대화된 국가로 발전한 저력이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세계 유일의 자주 창제 문자, 그리고 세계 두 번째의 인터넷 구축이라는 ‘지식 민족’으로서의 DNA를 바탕으로 한다. 또한, AI 발전의 기초가 되는 반도체 기술, 제조업 역량,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높은 국민 수용성, 그리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문화까지, AI 강국이 되기 위한 핵심 요소들을 이미 갖추고 있다. 더불어, 연구자들의 뛰어난 능력 또한 우리에게 큰 잠재력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조직하고 이끌 정치적 리더십이 불안정했던 측면이 있었으나, 이제 국민들이 지켜낸 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국가 역량을 총집결할 준비가 되었다.
이러한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해 정부는 AI 인프라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GPU 확보,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전력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한, 뛰어난 연구자들이 마음껏 연구 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들에게 국제적 수준의 대우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관련 기업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창업과 투자를 지원하고, 국가가 선도적인 구매자로서 AI 기술의 수요를 창출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이다. 나아가, 국가가 AI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소버린 AI’ 구현을 통해 첨단 모델 연구를 선도하고, 국제 표준 및 연구 네트워크를 이끌어야 한다. AI를 국방 및 안보 분야에 적용하여 첨단 군사력을 획득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이와 함께, 공공업무 전반에 AI를 도입하여 행정 효율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효율적인 행정 절차와 낭비적인 중복 예산에 AI를 적용함으로써 막대한 예산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달성할 수 있으며,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GDP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제조업 등 민간 산업에서도 AI를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공정을 지능화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재 발굴 및 육성도 병행되어야 한다. 국민들의 AI 활용 능력과 문해력이 향상되고, 대한민국의 뛰어난 K-문화와 융합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미래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분명히 다가오는 확실한 현실이다. AI의 대가인 제프리 힌튼 교수가 언급했듯, 인류는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모방이 아닌 창조, 낡은 분열이 아닌 통합, 기술만이 아닌 문명사적 변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대응해야 한다. 과거 식민지배, 분단, 전쟁, 빈곤을 딛고 세계사에 유례없는 발전을 이룩했던 저력을 바탕으로, AI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다만, 과거 압축성장 시기와 달리 AI 시대는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해진 정답이 없는 이 새로운 여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언제나 그랬듯 용기와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