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바깥아빠’, ‘바깥남편’으로 불리며 육아에서 소외되기 쉬웠던 한국 아버지들이 이제는 가족을 위한 ‘함께육아’ 문화 확산의 주역으로 나서고 있다. 2025년 5월, 15기 ‘100인의 아빠단’ 전국 발대식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그 위상을 공고히 한 이 커뮤니티는,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아버지들의 육아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실질적인 육아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아빠들이 “어떻게 놀아주고 교육해야 아이들에게 더 좋은 효과가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안고 있으며, 이러한 아버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보건복지부 위탁으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운영하는 ‘100인의 아빠단’은 15년간 대한민국 아빠 육아 문화의 선두에 서 왔다. 2011년, 남성 육아 참여 활성화와 ‘함께육아’ 분위기 확산을 목표로 시작된 이 사업은 당시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아버지들을 ‘바깥아빠’라 칭하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초기에는 100명의 초보 아빠들이 모여 ‘마더 하세요(마음을 더하세요)’ 캠페인을 통해 육아 비법을 배우고, 가정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활동을 펼쳤다. 이들이 용기 있게 육아에 참여한 덕분에 15년이 지난 지금, 아빠 육아 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으며, 당시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0인의 아빠단’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지속적인 혁신을 이루어왔다. 2019년부터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각 지자체 및 지역별 지회와 연계하여 100명씩, 총 1700명 규모로 확대 운영하며 전국적인 아빠 육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육아를 전담하는 우수 아버지들이 멘토로 합류하며 양육에 대한 공감대를 더욱 깊게 형성하고 활동성을 높였다. 2024년부터는 5명의 육아 전문가 멘토를 영입하여 전문성을 더욱 강화했으며, 2025년 15기 활동에 앞서 4월 23일에는 전국 멘토 대상 오리엔테이션 및 온라인 발대식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으로 인해 활동이 어려웠던 아빠들의 아쉬움을 해소하고자 활동 연령을 초등 2학년(만 8세)까지 확장한 것은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수치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9년 17개 지자체 확대 당시 1574명이 선발되었던 것과 비교하여, 5년이 지난 2024년에는 총 2023명이 선발되며 모집 인원을 훌쩍 뛰어넘는 뜨거운 참여율을 보였다. 인구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회는 올해 100인의 아빠단 대구 지역 신청자가 140명에 달하며 작년보다 활동이 더욱 왕성해진 것을 전했으며, 서울지회는 100명 모집에 257명이 신청해 2.5: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90명을 선정하는 등 전국적인 참여 열기를 실감케 했다.
아빠의 육아 참여는 아이들의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2023년 보건복지부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0~5세 아동의 경우 아버지가 양육에 참여할수록 인지, 언어, 사회성 등 발달 수준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버지들이 더 이상 단순한 경제적 부양자를 넘어, 아이의 성장 발달을 촉진하는 필수적인 양육자임을 보여준다. ‘100인의 아빠단’은 바로 이러한 아버지들이 아이에게 가장 좋은 효과를 주는 놀이와 교육 방법을 배우고, 전문가 및 선배 아빠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며 실질적인 육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국가가 인정한 최고의 플랫폼이다. 4월 30일 시작된 첫 놀이 과제에 선발되지 못한 아빠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으니, 전국에 있는 아빠들과 네트워크를 이루며 ‘아빠들의 세상’에 함께 참여해 보기를 권한다. 현 시대 아버지의 육아 참여는 대한민국에서 당당한 아빠로서 가족을 위한 당연한 노력이며 소중한 권리이다.
◆ 김기탁 가치자람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자문위원
김기탁 소장은 저출산고령화위원회 자문위원이자 가치자람사회적협동조합에서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며, 보건복지부 ‘100인의 아빠단’ 활동을 통해 세 아이와 소통하는 아빠로 성장했다. 그는 아빠 육아와 남성 육아 휴직 인식 문화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