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국 외교의 방향성에 대한 미국 정계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당초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친중 좌파 정권’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매우 전략적이고 탁월한’ 실용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한미일 3자 협력에 대한 강한 지지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한국 정부의 실용 외교가 지역 협력과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하며 외교적 도전에 직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는 23~24일 일본 방문을 통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25일에는 미국 워싱턴으로 이동하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두 차례의 정상회담은 이재명 정부가 향후 5년간 대외 정책의 기조를 설정하고, 한국 외교의 미래 환경과 전략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도 예정되었던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이 불발되면서 한미 정상회담이 ‘시간의 덫’에 빠져 최악의 경우 9월 유엔총회나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말 극적으로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고 양국 정상 간의 만남이 성사된 것은 한국 외교·안보에 있어 매우 다행스러운 일로 평가된다.
이번 일본 및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과제는 한국 정부의 실용 외교에 대한 일본과 미국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일부 미국 주요 언론에서는 그를 친중 좌파 지도자로 묘사하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백악관과 국무부 역시 한국 대선에 대해 직접적인 논평을 자제하며, 중국의 세계 민주주의에 대한 간섭 우려를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에야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등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이재명 정부에 대해 일방적인 좌파 성향의 친중 정권으로 묘사되는 것은 부당하고 억울한 측면이 있으나, 한편으로는 미국 트럼프 정부와 미국인들이 미중 전략적 패권 경쟁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미국의 위기의식은 한국 외교에 있어 전략적 부담이자 동시에 소중한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중 견제에 한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한국의 협력 없이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미국의 제조업 부활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성공이 어렵다는 점 또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미 동맹의 현대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통상 협력, 인도·태평양 전략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 만들고자 하는 트럼프 정부의 노력에 한국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일본 이시바 정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임을 강조하며 민간을 포함한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을 더욱 활발히 해나가고 싶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일본의 입장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이시바 총리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60주년 기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노력에 사의를 표했고, 미국 방문에 앞서 일본을 먼저 찾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행보는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의 발판을 공고히 하고, 한일 그리고 한미일 공조 강화 방안뿐만 아니라 역내 평화와 안정,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일본과 협력할 것임을 분명히 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이번 한일 및 한미 정상회담은 한국의 실용 외교가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며 한미일 3자 협력 강화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취임 5개월 만에 이루어졌던 미국 정상회담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 등 생산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던 것처럼, 이번 회담 또한 양국 지도자의 결단과 지혜를 통해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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