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조업 현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AI 기술은 국가 경쟁력과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략적 요소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우리나라는 AI 세계 3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코엑스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산업 AI 엑스포’는 이러한 흐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리였다.
‘AI와 산업의 융합,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다’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엑스포에는 국내 100여 개 기업이 참여하여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다양한 AI 솔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피지컬 온 디바이스 AI 도슨트 투어’는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했다. 이 투어는 AI 개발 환경의 필수 기반인 워크스테이션,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및 운송 로봇 등 총 6가지 코스로 구성되어 참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HP 코리아는 고성능 CPU와 GPU를 탑재한 데스크톱과 영상 텍스트 인식 기술을 선보이며 AI 개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빌린트는 기존 GPU 대비 AI 연산에 훨씬 최적화되어 전력 비용을 60% 절감할 수 있는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소개하며 AI 하드웨어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산업 현장에 직접 적용되는 AI 기술 역시 주목받았다. 에이 로봇은 주사위 게임이나 물통 전달 등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에릭스’를 선보였고, 클레비는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AI를 드론과 로봇에 적용하여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고 복제하는 시연을 통해 AI의 활용도를 증명했다. 비록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배터리 문제로 인해 산업 현장에 즉각적인 도입에는 한계가 있지만, 로봇 팔과 같은 형태의 로봇은 이미 생산 현장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제조 공정에서 로봇 팔에 탑재되는 AI를 개발하는 스포티는 평면뿐만 아니라 곡면에서도 정밀하게 나사를 맞추는 기술을 시연하며 소량 맞춤 생산 시스템에 적합한 AI의 뛰어난 대처 능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농업 현장에서 블루베리를 운송하는 로봇 ‘일로’는 AI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대안임을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딥랩스의 생성형 AI 서비스 ‘Story Tailor’는 그림을 그리고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동화책을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며 AI의 창의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딥랩스의 김경환 대표는 AI를 통해 세계적인 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감탄했다고 밝히며, 이 서비스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엑스포는 AI가 제조 전 과정에 적용되어 생산 부품 최적화, 품질 예측, 안전 확보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디지털 트윈 기술과 결합된 AI는 사무실에서 가상공간으로 구현된 공장 설비의 실시간 생산 상태와 불량 이미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더욱 정확하고 안전한 산업 환경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AI의 발전은 국가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 지난 9월 8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는 AI를 국가전략 기술로 지정하고 ‘대한민국 AI 액션플랜’ 수립을 준비하며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AI는 인간의 판단을 돕고 예측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며, 인간의 지능을 확장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 산업 AI 엑스포를 통해 엿본 AI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한국이 가진 강점과 결합하여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