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단기적인 성장 둔화와 중장기적인 회복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9%로 전망하며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1%p 상향 조정했으나, 이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대폭 높아진 1.8%로 예측되어, 잠재 수준의 정상 성장 궤도로 복귀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IMF는 세계 경제의 리스크가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하며, 한국 경제 역시 이러한 거시적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시사한다.
IMF가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을 소폭 상향 조정한 배경에는 전반적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완화가 자리 잡고 있다. IMF는 미국의 관세 인하 및 유예 조치로 인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경제 주체들이 재고 조정 및 무역 경로 재편 과정에서 양호한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달러 약세 역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2%p 상향 조정한 3.2%로 예측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글로벌 경기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 역시 0.9% 성장 전망은 이러한 대외 여건 개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IMF가 제시하는 세계 경제의 주요 하방 요인들이다. 보고서는 무역 불확실성, 이민 제한 정책에 따른 생산성 악화, 재정 및 금융시장 불안, 그리고 AI 등 신기술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을 주요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국 경제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 지정학적 리스크, 기술 변화의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경제 성장 동력을 저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AI와 같은 신기술의 도입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불안 요인이 될지에 대한 판단이 유보된 상태는 향후 경제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IMF의 한국 경제 내년 성장률 1.8% 전망은 일종의 ‘기대’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낮은 성장률을 극복하고 잠재 성장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외 여건의 지속적인 개선과 더불어, 한국 경제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 노력이 필수적이다. 만약 무역 갈등이 완화되고 각국이 구조 개혁 노력을 가속하며 AI와 같은 신기술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들 수 있는 상방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IMF가 제시하는 리스크 요인들을 감안할 때, 한국 경제가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