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출판, 상상 그 이상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2025 출판산업포럼은 책과 글의 의미를 되새기는 중요한 자리였다. 현장 참석이 일찌감치 마감되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온라인으로 참여했지만,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전달된 현장의 열기와 진지한 분위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참가자들의 반응과 발표 내용이 빠르게 공유되는 것을 보며 단순한 시청을 넘어선 참여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포럼이 개최된 배경에는 오래된 산업인 출판과 최신 기술인 인공지능의 만남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깊은 고찰이 자리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텍스트를 자동 생성하거나 편집 과정을 효율화하는 방안, 데이터 기반의 독자 분석을 통한 맞춤형 출판 전략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시각이 공유되었다. 이러한 논의들은 인공지능을 단순히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술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출판 업계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포럼 전반에 걸쳐 가장 강력하게 제기된 문제는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변치 않는 글쓰기의 본질이었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초고 작성이나 자료 정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할지라도,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결국 인간만이 써 내려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 글 속에 담긴 따뜻한 온기와 맥락은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며,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의 교감은 출판의 본질로서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이 여러 차례 강조되었다. 이는 2025 출판산업포럼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깊이 공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온라인 참여는 오히려 포럼 내용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기록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 발표 내용을 다시 돌려볼 수 있었고, 다양한 질문과 의견을 공유하며 함께 토론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주최 측에서 제공한 온라인 자료를 통해 패드에 필기하며 학습하는 것도 가능했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출판산업포럼의 의미는 더욱 넓게 확산되었다.
이번 포럼은 단순히 출판 산업의 현황을 점검하는 자리가 아니라, 독자와 창작자, 그리고 기술과 산업이 함께 어우러질 미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이었다. 인공지능은 출판이 맞닥뜨린 위기를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도, 혹은 또 다른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논의는 이러한 이분법적 시각을 넘어, 사람과 기술이 협력하여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글쓰는 사람의 감각과 기술의 효율성이 만난다면, 우리는 더욱 풍부한 이야기를 더 많은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독서의 달인 9월에 열린 이번 포럼은 책과 글의 가치가 도전받는 시대에도 독서와 출판이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기계가 쓰는 글과 사람이 쓰는 글을 동일한 무게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람의 언어에는 삶과 경험, 그리고 감정이 담겨 있다. 출판 산업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에서 오히려 글쓰기의 본질과 힘을 더욱 강하게 깨닫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면서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특히 ‘언젠간 글을 쓰는 사람들이 설 자리를 잃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던 사람들에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글쓰기’의 영역에 대해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출판 산업은 기술과 함께 계속 변화하겠지만, 어떤 변화 속에서도 글을 쓰고 읽는 사람들의 온기와 교감은 변치 않을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 확인된 가능성과 다짐은 출판의 미래가 단순히 기술 혁신에만 있지 않으며, 사람의 이야기를 지켜내고 확장하는 과정임을 보여주었다. 화면 너머에서 만난 이 시간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글쓰기의 힘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