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누구나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혜택을 누리는 건강보험 제도는 일상에서 그 존재감을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국민은 서류 발급이 필요하거나 병원 진료비를 납부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이 제도를 떠올리곤 한다. 이처럼 직접적인 필요가 없을 때는 무관심 속에 잊혀지기 쉬운 건강보험 제도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모바일 앱 ‘The건강보험’은 단순한 행정 민원 해결을 넘어 개인 건강 관리의 시작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The건강보험’ 앱은 복잡한 회원 인증 과정을 간소화하여 공인인증 절차만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로그인 후 가장 먼저 사용자를 맞이하는 것은 개인 맞춤형 건강 대시보드다. 이 대시보드에서는 이름, 소속 상태, 보험 자격 이력은 물론, 최근 건강검진 결과와 외래 진료 내역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과거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무인 발급기를 찾아야 했던 자격득실확인서와 같은 각종 서류도 앱을 통해 몇 분 안에 전자문서로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The건강보험’ 앱의 진정한 가치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심층적인 관리 기능에서 드러난다. 특히, 사용자의 외래 진료 횟수를 대한민국 전체 평균 및 같은 연령대 평균과 비교해 보여주는 기능은 객관적인 건강 상태 인식을 돕는다. 예를 들어, 지난해 5회의 진료 기록을 가진 사용자는 또래 평균인 10.1회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를 확인하며 스스로 병원 방문 빈도가 낮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또한, 건강검진 결과를 불러와 분석되는 ‘건강나이’ 기능은 실제 나이와는 다른 수치를 제시하며, 이는 생활 습관과 주요 검진 항목을 반영한 결과로 향후 건강 관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사용자는 앱 내에서 직접 혈압, 혈당, 체중, 걸음 수, 운동 시간, 식사 칼로리 등 다양한 건강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와의 연동을 통해 이러한 데이터는 자동으로 집계되며, 꾸준한 기록을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형성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비록 기록 칸이 비어있더라도, 이는 만성 질환자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이 자기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The건강보험’ 앱의 서비스는 개인을 넘어 가족 단위의 건강 관리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부모님의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하거나 장기 요양 보험 관련 서비스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앱을 활용한다면, 병원과 공단을 오가는 시간을 절약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욱 효율적인 건강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는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The건강보험’ 앱은 국가가 축적해 온 방대한 건강보험 데이터를 개인에게 돌려주고, 이를 주체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창구 역할을 한다. 단순한 서류 발급 앱을 넘어, 생활 속에서 예방적 건강관리를 돕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것이다. 청년층에게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가볍게 점검할 수 있는 도구이며, 고령층이나 환자 가족에게는 돌봄과 관리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수단이 된다. 건강을 챙기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재테크라는 말처럼, 국민 누구나 이미 가입해 있는 건강보험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상 속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면 개인의 건강 증진과 국가적 의료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경험은 ‘내 건강을 국가 제도가 함께 지켜준다’는 사실을 손안에서 직접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아직 ‘The건강보험’ 앱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국가가 관리하는 이 앱을 통해 건강 정보를 확인하고 편리하게 몸 관리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