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라는 특별한 시기, 여성과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산모의 신체 변화는 물론, 복용하는 약물이 태아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 부족은 임산부와 의료 전문가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신 중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가용 ‘임부에 대한 의약품 적정사용 정보집’ 개정·발간을 통해 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번에 개정·발간된 정보집은 임신부와 그 가족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최신 의약품 허가사항과 진료지침을 망라한 실무 지침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정보집에는 임부의 약리학적 특성과 주요 질환, 약물 요법, 국내 의약품 허가사항을 비롯해 감기, 입덧, 변비, 속쓰림 등 임신 중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에 대한 안전한 의약품 선택 방법이 상세히 담겨 있다. 또한,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비만 치료제 등 신규 의약품의 최신 안전 정보와 고혈압, 심장병, 갑상선 질환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이 임신을 계획할 때 복용하는 의약품 조정 방안 등 폭넓은 최신 의학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임신 중에는 혈장량, 심박출량, 자궁 혈류량의 증가 등 다양한 생리적 변화가 나타나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약동학적, 약력학적 변화는 임신 시기별로 다르게 나타나므로, 시기별 특성을 고려한 적절한 약물 선택과 투여 방법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보집은 임신 기간 중 흔한 증상인 감기 치료에 있어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필요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사용 가능성을 안내한다. 다만, 38℃ 이상 고열이 지속될 경우 태아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또한, 콧물·코막힘에는 세티리진, 클로르페니라민, 기침에는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 의약품을, 변비 증상 개선에는 락툴로즈 또는 차전자피 성분 의약품 복용을 권장한다.
더불어, 임신 중 비만 관리는 중요하지만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태아 저성장을 유발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토피라메이트 등 일부 성분 의약품은 태아 기형 유발과 관련이 있어 이러한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 보조제는 권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의 경우, 임신 20~30주에는 최소량·최단기간만 사용하고 30주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번 정보집 개정판은 식약처 대표 누리집(www.mfds.go.kr)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누리집(www.drugsaf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임신 중 약물 사용은 반드시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하며, 임부와 태아의 건강에 직결되는 만큼 사용하고자 하는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고 모체와 태아에게 기대되는 유익성과 위해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보집 발간을 통해 임신부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 사용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의약 전문가들이 최신의 복약 정보를 환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안전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하며, 임신 중 의약품 오남용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