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단순히 ‘어디선가 정해져서 다가오는 것’으로만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다. 장학금, 취업 지원, 문화 혜택 등 주로 ‘받는 것’에 국한되었던 정책 경험은 20대 청년들에게 정책을 자신과 분리된 영역으로 느끼게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으로 활동하며 현장에서 정책을 직접 체험하고 기사로 풀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정책이 누군가의 기획과 실행으로 이어지는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내가 경험한 문제와 목소리가 정책 과정에 반영된다면 더 나은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며, 정책 수혜자이던 청년을 정책과 더욱 가까워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책 수혜자로서의 경험을 넘어 정책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싶은 청년들의 이러한 열망은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에서 운영하는 ‘청년인재DB’를 통해 구체적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누리집은 청년들이 단순한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정책을 제안하거나 집행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단순히 정보를 받아보는 창구를 넘어, 개인의 이력과 관심사를 등록하면 정책위원회, 자문단, 기자단 등 다양한 활동 기회로 연결되는 구조는 청년을 ‘정책을 받는 사람’에서 ‘정책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전환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청년인재DB’의 취지에 공감한 필자는 호기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회원가입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기본 정보 입력 수준이었으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기자단 활동 경험, 현장 정책 체험 사례, 그리고 청년 당사자로서 정책에 바라는 점들을 차근차근 정리하며 정책 과정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현실감을 느꼈다. 실제로 ‘청년인재DB’를 통해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실무위원회 위촉직 청년위원에 지원하는 구체적인 참여로 이어졌다. 이 자리는 단순히 명예직이 아니라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정책 의제에 대한 논의와 자문을 맡는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지원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동안의 활동과 관심이 구체적인 참여로 이어지는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청년인재DB’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직접 지원할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프로필을 등록해 두면 관련 담당자가 먼저 연락을 주고 참여를 제안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회를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어주고, 정책과 청년을 연결해 주는 든든한 매개체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현재 필자는 위촉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지만, 설령 당장 위촉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청년인재DB’라는 통로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더 이상 정책의 수동적인 수혜자에 머무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프로필을 올리고, 관심사를 드러내고, 정책에 목소리를 보탬으로써 제도 개선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청년 스스로가 사회 변화를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청년들이 정책을 멀게 느끼고 자신과 상관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취업, 주거, 교육, 문화생활 등 청년의 삶과 가장 밀접한 제도들이 정책에서 비롯된다. 그만큼 청년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제도를 감시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청년인재DB’는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관문으로서, 앞으로 더 많은 또래 청년들이 이 제도를 알고 활용하기를 바란다. 정책을 ‘받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참여하는 청년이 늘어날수록 정책은 더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게 발전할 것이다. 필자 역시 이번 경험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필요한 자리에 참여하며, 청년 당사자의 관점에서 정책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
정책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목소리를 내고, 직접 참여하는 순간 정책은 우리 곁에서 살아 움직이게 된다. ‘청년인재DB’는 바로 그 출발선이며, 이제는 더 많은 청년이 그 문을 두드리고 함께 사회를 바꿔나가는 주체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