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싱글 노인’, 즉 혼자 사는 노인의 수가 급증하는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15만 2700명이었던 싱글 노인 수는 2024년 219만 6000명으로 10년 만에 무려 1.9배나 증가했다. 이는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의 같은 기간 싱글 노인 증가율 1.4배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한국 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얼마나 가파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싱글 노인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배우자와의 사별, 중년 또는 황혼 이혼 후 재혼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평생 결혼하지 않고 나이 드는 생애 미혼 등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이제는 누구라도 언젠가 ‘나 홀로 노후’를 맞을 수 있다는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시점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우리보다 훨씬 일찍부터 노후에 혼자 사는 문제에 직면해왔다. 스웨덴의 경우, 전체 인구의 57%가 1인 가구이며 수도 스톡홀름은 60%에 달한다. 이는 2023년 현재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 35.5%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혼자 사는 삶을 비관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관련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삶으로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우리는 혼자 사는 노후를 긍정적인 마음으로 맞이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혼자 사는 노후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돈’, ‘건강’, ‘외로움’이라는 노후의 3대 불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연금과 보험 준비다. 현역 시절부터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통해 사망 시점까지 최저생활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3층 연금만으로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남편 사망 시 배우자가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대비책이 될 수 있다. 아내에게는 남편이 남긴 보험금이 귀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마련을 위해 의료실비보험 가입 역시 필수적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 해결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고독력’, 즉 외로움을 견디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아무리 노후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더라도 고독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독력을 키운다는 명목 하에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생활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혼자 살더라도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자신에게 맞는 취미 생활을 영위하며, 새로운 공동체에 편입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고립을 피하는 데 있어 주거 형태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녀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웃과 같은 복지 시설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본의 경우, 부부만 살거나 사별 후 혼자 사는 노인들이 18~20평의 소형 평수 주택을 선호하며, 이곳에서 쇼핑, 의료, 취미, 오락, 친교 활동까지 가까운 거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주거 형태를 선호한다. 아직도 대형이나 고층 아파트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노년 세대가 이러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노후 생활비 준비 방법 역시 남편 중심에서 혼자 남겨질 가능성이 큰 아내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65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의 72%, 70세 이상 노인의 78%가 여성이라는 통계는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따라서 아내가 혼자 남겨질 경우를 대비하여 연금, 보험 가입 등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편, 가족 해체와 더불어 가족 회복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는 한 건물 안에 3대가 독립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개축할 경우 세제 혜택을 제공하며, 노인이 단독으로 거주하는 집에 젊은 세대가 합류하는 그룹리빙, 공유 경제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