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24와 같은 온라인 행정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 민원인들이 여전히 관공서를 방문하며 겪는 불편함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디지털 격차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무인민원발급기 사용법을 몰라 씨름하거나, 정부24에서 ‘세대주 확인’과 같은 기본적인 절차를 수행하지 못해 행정복지센터를 찾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기술 발전의 혜택이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은 행정서비스 접근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디지털화 시대에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업무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현실 민원 현장에서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의 안내와 도움이 절실한 경우가 많다.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의 김윤서 주무관은 민원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무인민원발급기 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자주 목격한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발급을 위해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 20분 이상 운전하여 시내까지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과 발급기 앞에서 겪는 난감함은 기술 발전의 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어려움을 드러낸다. 또한, 모바일 신분증 발급 시에도 애플리케이션 설치, 본인 인증, QR코드 촬영 등 익숙하지 않은 절차에 대한 어르신들의 어려움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은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라는 트랙 위에서 빠르게 나아가는 젊은 세대와 달리,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낙오되지 않도록 곁에서 함께 걸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행정 절차를 안내하는 것을 넘어, 공감과 기다림의 자세로 다가가야 함을 의미한다. 어르신들이 “나는 이런 걸 못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 해도 늦는 것이 아니며, 행정서비스 이용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무원이 건네는 조용한 응원과 친절한 안내는 어르신들이 디지털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노력은 기술의 편리함과 사람의 온기가 조화를 이루는, 모든 시민이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인 행정서비스 환경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