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사진이나 간단한 메신저 대화 하나로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순식간에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거창한 기술이 아닌, 일상 속에서의 정보 공유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한 개인의 경험담을 통해 이러한 디지털 범죄의 심각성이 다시금 부각되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우정사업본부의 발걸음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여름의 문턱을 넘어서던 어느 날, 한 어머니는 딸을 사칭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신분증 사진을 보내는 한편, 링크를 눌러 악성 앱을 설치하는 피해를 입었다. 4시간 전, 모르는 번호로 온 딸의 말투를 한 메시지에 전혀 의심 없이 응한 결과였다. 사건 파악 결과, 어머니의 핸드폰에는 정체불명의 앱들이 다수 설치되어 있었고, 문제의 대화창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뒤늦게 이를 인지한 가족은 토요일 경찰서 민원실을 찾아갔지만, 구체적인 피해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신고 접수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서 민원실에서 받은 대처 방법 안내문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가족은 안내문에 따라 즉각적인 수습에 나섰다.
가장 먼저 신분증 분실 신고를 하여 추가적인 신분증 도용을 막았고, 경찰청 앱을 통해 악성 앱을 삭제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에 개인정보 노출 사실을 등록했으며, ‘웹세이퍼’,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털린 내 정보 찾기’ 등의 서비스를 통해 명의 도용 피해 여부를 꼼꼼히 확인했다. 그 결과, 어머니 명의로 대포폰 2대가 개통되었고, 10개가 넘는 온라인 사이트에 가입되었으며, 본래 핸드폰 번호를 이용한 50만 원의 소액결제 피해가 확인되었다. 다행히 어머니가 인터넷뱅킹을 사용하지 않아 더 큰 재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어머니는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과 속상함을 겪었다. 이 사례는 보이스피싱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전화나 메시지 한 통으로 일상에 파고드는 ‘생활 속 범죄’가 되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이러한 범죄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우정사업본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4월부터 부산, 강원, 충청 등 농어촌 지역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우체국 디지털 교육’을 시범적으로 시행해 왔다.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는 전국 농어촌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 디지털 교육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예방법뿐만 아니라, 키오스크, 모바일뱅킹, ATM(현금인출기) 사용법 등 어르신들의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소소하고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이 교육이, 참여하는 어르신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신분증 하나,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로 개인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는 시대에, 이러한 일상 속 정보 공유와 실질적인 예방 교육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방어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오늘도 전국 곳곳에서 어르신들과 직접 만나, 이 작은 교육이 자신과 가족, 이웃,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울타리가 되기를 희망하며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About the Auth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