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며 인천국제공항이 단순히 쾌적하고 현대적인 시설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다시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함께 증가하는 해외 여행객 수를 고려할 때,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한국 전통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며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인천국제공항의 노력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K-culture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의 여행객이 공항을 찾고 있으며, 다가오는 10월 연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이용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은 이러한 흐름을 활용하여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공항의 편의성을 넘어, 한국 고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이러한 취지를 살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공항 내외부에는 국내외 작가 14명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 중 이종경, 박종빈, 최종원 작가의 ‘하늘을 걷다’와 같은 작품들은 한국의 미와 공항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결합하여 여행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더불어,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전통 예술 공연이,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는 ‘왕가의 산책’이라는 조선시대 궁중 생활 재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왕가의 산책’은 왕과 호위군관들이 전통 복장을 갖추고 등장하여 생동감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하며, 최근에는 K-pop을 패러디한 ‘왕가 보이즈’, ‘공항 보이즈’ 영상이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전통문화센터’이다. 1터미널과 2터미널에 총 네 곳에 마련된 이 센터는 우리 전통 공예품과 문화상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으며, 한복과 족두리 같은 전통 의상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은 내외국인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매듭 장신구 만들기, 전통 팽이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석 달 전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인 친구는 전통 문양으로 매듭 장신구를 만들어 캐리어 네임택으로 활용하며 큰 만족감을 표현한 바 있다. 이러한 체험은 한국 여행을 준비하는 외국인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체험 프로그램은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비행기 탑승까지 충분한 여유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전통문화센터는 각 터미널의 동관과 서관에 위치하며, 두 곳 모두 비슷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만 내부 전시와 공예품은 차이가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두 곳 모두 방문하는 것이 권장된다. 미국인 관광객은 한국 여행 중 생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공항에서도 이어갈 수 있어 반가웠다는 소감을 밝혔으며, 한 관계자는 공항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에게 한국전통문화센터가 더 널리 알려져 홍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한국전통문화센터는 여행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다가오는 긴 연휴 해외 출국길에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게 현대적인 즐거움과 더불어 한국의 멋을 담은 전통 공연, 전시, 체험이라는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