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은행을 방문한 시민들은 평소와 달리 강화된 이체 절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목돈 이체를 위해 은행을 찾은 한 시민은 자주 이용하지 않는 모바일뱅킹 대신 직접 방문했지만, 은행 창구에서 마주한 복잡한 절차는 예상 밖의 상황이었다. 특히 금융 거래 경험이 많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이러한 절차의 변화가 더욱 큰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은행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60대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하면서 전국 은행권이 공동으로 이체 절차를 강화하는 ‘문진 제도’를 시행하게 된 배경에는 이러한 심각한 금융 사기 범죄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처럼 급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이제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은행 창구를 이용하는 고액 인출·이체 거래 고객들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홍보 동영상을 필수로 시청해야 하며, 실제 발생한 최신 보이스피싱 사례에 대한 안내도 함께 제공받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거래 절차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금융 사기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고 피해 금액 역시 계속해서 커지는 현실 속에서 고객 자산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려는 금융권의 적극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kfkb.or.kr)에서는 다양한 보이스피싱 예방 동영상을 다시 시청할 수 있으며, 신종 금융 사기 유형 안내와 예방 방법, 피해 구제 방안 등 유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특히 명절이 끝난 이후에는 추석 관련 정보, 교통 범칙금, 명절 선물, 대출, 택배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1~7월) 보이스피싱 및 문자 결제 사기 범죄 피해액은 7,9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7월 한 달간 피해액은 1,345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범금융권은 ‘보이스피싱 의심하Go, 주저 없이 전화끊Go, 해당 기관에 확인하Go’라는 ‘보이스피싱 제로(Zero)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금전을 선입금으로 요구하는 경우 무조건 의심하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즉시 전화하여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의심되는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않아야 하며, 발신 번호는 금융사기 통합 신고 대응센터(1566-1188)에서 24시간 상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악성 앱이 설치된 경우 경찰서를 방문하여 전용 제거 앱을 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적극적인 대응 체계는 피해 확산을 막는 중요한 방어선이 된다. 금융감독원에서는 현재 ‘보이스피싱 정책, 홍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예방 및 구제 관련 신규 제도 제안, 개선 방안, 탐지 기법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보이스피싱 범죄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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