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프라 분야에서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스마트화’라는 명분 아래 제시되는 다양한 솔루션들이 진정한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Bentley Systems가 연례 ‘Year in Infrastructure’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인프라 AI 기능들을 공개하며 기술 혁신을 강조했지만, 이러한 첨단 기술들이 궁극적으로 어떤 인프라 관련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Bentley Systems의 발표는 인프라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분야의 선두 주자로서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분명 인프라 구축 및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잠재적으로는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기술 도입이 단순히 최신 트렌드를 따르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현재 인프라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노후화된 인프라의 붕괴 위험,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 취약성 증가, 도시화로 인한 자원 부족 문제 등 산적한 과제들을 AI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Bentley Systems의 새로운 AI 기능들은 과거의 문제들을 반복하지 않고 미래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기반의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은 예기치 못한 인프라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여 막대한 복구 비용과 사회적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AI는 복잡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설계 및 건설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자원 낭비를 줄이고 친환경적인 인프라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Trimble의 Asset Lifecycle Management 솔루션 강화, Ovarro의 스마트 누수 감지 기술, ZenaTech의 드론 기반 서비스 확장 등 다양한 기업들의 움직임 또한 인프라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이러한 AI 기술들이 성공적으로 도입되고 각 인프라의 고유한 문제점에 효과적으로 적용된다면, 우리는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인프라 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직결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기술 발전 자체에 대한 찬사보다는, 이러한 기술들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그 ‘해결’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과 검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