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전통 농경 문화의 계승과 공동체 정신 함양이라는 과제가 대두되고 있다. 또한, 지역 미술 시장의 성장과 현대 미술의 다채로운 표현을 시민들에게 선보이며 예술적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것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논산시와 광주시는 각각 전통문화와 현대 미술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었다.
논산시 전통두레풍물보존회는 지난 22일 부적면 신풍리에서 ‘얼씨구 풍년일세’라는 이름의 가을 추수 축제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풍년을 축하하는 자리를 넘어, 사라져가는 전통 두레 풍습을 계승하고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특히 왕전초등학교 학생들이 볏 지게질 등 전통 농사 체험에 직접 참여하며 공동체 정신과 전통의 가치를 배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어진 풍물 한마당에서는 논산시전통두레풍물보존회의 신명 나는 공연과 함께 왕전초등학교 풍물팀이 협연하여 세대 간 화합을 보여주었다. 2018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논산두레풍장의 뛰어난 실력은 이번 축제에서도 빛을 발하며 전통 두레 풍장의 진수를 선보였다.
한편, 광주시는 호남 최대 미술 시장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현대 미술의 다양성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제16회 광주국제아트페어(아트:광주)’를 개최했다.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나흘간 진행된 이번 아트페어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국내외 갤러리 관계자, 작가,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올해 아트:광주에는 11개국 94개 갤러리가 참여하여 역대 최대 규모인 105개의 전시 부스에서 다채로운 현대 미술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광주지역 갤러리 45곳의 참여는 지역 미술 시장의 성장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에서는 일본 세이야 파인 아트 갤러리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스페인 샹띠에 아트 갤러리가 ‘콜롬비아의 피카소’ 듀반 로페즈의 작품을 전시하며 이목을 끌었다. 국내 갤러리들은 김환기, 김창열, 백남준 등 거장들의 작품부터 이이남, 하루K 등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시도까지 폭넓은 작품을 선보였다.
올해 전시는 세 개의 특별전을 통해 미술의 세대 간 소통과 예술적 깊이를 조명했다. ‘거장의 숨결’ 전에서는 여수 출신 손상기 작가의 작품 세계를, ‘프로포즈’ 전에서는 지역 컬렉터들이 소장한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등 23인의 작품을 공개했다. ‘라이징 스타’ 전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지역 미술의 미래를 제시했다. 또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컬렉터스 라운지, 퍼블릭 라운지 등 휴식 공간을 확대하고,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무료 체험 부스를 운영하는 등 시민 친화적인 전시 환경을 조성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VIP 티켓 제도는 전문 도슨트 투어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며 관람객들이 예술을 깊이 있게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강기정 시장은 “아트:광주는 예술과 산업, 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드는 문화의 장”이라며 광주가 예술을 통해 아시아 미술 교류의 중심으로 도약하길 바란다는 기대를 밝혔다.
이처럼 논산시의 전통 두레 풍물 축제와 광주시의 국제 아트페어는 각자의 영역에서 전통문화의 계승과 현대 예술의 향유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주었다. 이는 지역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하며, 지역 사회의 문화적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