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87개국 세종학당에 14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며 K-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말과 한글이 더 이상 우리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한다. 이처럼 한국어와 한글이 K-문화의 강력한 원천으로서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를 더욱 증진하고 미래를 이끄는 말과 글로 만들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추진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를 공유하고 미래를 이끄는 말과 글이 되도록 바르고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를 확산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또한, 더 많은 세계인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기존 세종학당의 규모를 확대하고, 나아가 한글의 우수성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의 개발, 전시, 홍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더불어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한국어 기반 언어 정보 자원 구축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현재진행형인 APEC을 ‘초격차 K-APEC’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과 더불어, 한글을 포함한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창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맞물려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정책 추진은 한글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와 위대함을 기반으로 한다. 한글은 창제 원리와 시기, 창제자가 명확히 알려진 세계 유일의 문자로, 세계 학자들로부터 인류의 가장 빛나는 지적 성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문자로서의 우수성을 넘어, 백성을 향한 세종대왕의 사랑과 포용, 혁신의 정신이 담긴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든다’는 훈민정음 머리글의 내용은 세종대왕의 백성을 향한 깊은 사랑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한글에 담긴 인류애는 유네스코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 수여를 통해 전 세계 문맹 퇴치에 기여하는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우리 또한 민족의 혼이 담긴 한글을 지켜낸 선조들의 발자취를 기억해야 한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주시경 선생이 한국어 연구와 한글 맞춤법의 기틀을 세웠고,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목숨을 걸고 우리 말과 글을 지켜낸 헌신은 한글이 민족 정신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도록 만들었다.
현재 한국어와 한글은 K-팝의 노랫말을 통해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감동을 선사하는 데 있어 섬세하고 풍부한 표현력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유튜브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우리 문화 콘텐츠를 즐기려는 세계 청년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러한 세계적인 관심과 수요를 바탕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더해진다면 한국어와 한글은 더욱 강력한 문화적 영향력을 발휘하며 미래를 이끄는 언어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