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활용해 도시 정체성을 높이고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문화도시’ 사업의 취지가 무색하게, 제4차 문화도시로 지정된 대구 달성군과 경북 칠곡군은 그 존재감마저 희미한 실정이다. 2025 문화도시 박람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고향인 대구는 제4차 문화도시 선정 이후에도 달라진 점을 체감하기 어렵다”며 “가족이나 친구들 역시 문화도시 사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대구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구에는 딱히 할 것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며, 특별한 정체성이 부재한 탓에 가까운 부산이나 서울, 혹은 바다가 있는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도시 사업은 단순히 문화예술 행사를 다수 개최하는 것을 넘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상품 개발이나 유휴 공간을 예술가의 창작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지역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나 대구 달성군과 경북 칠곡군은 선정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업 효과를 시민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람회에 참여한 시민은 “달성군은 문화활동가 양성, 달성문화교실, 문화달성미래포럼, 청년축제 위터스플래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홍보 자료에서 확인했지만, 정작 주변에서는 이러한 사업에 대한 인지조차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칠곡군 역시 인문학에 초점을 맞춰 칠곡로컬팜투어, 우리동네 문화카페, 주민기획 프로그램, 칠곡인문학마을축제 등을 운영했지만, 지역 주민들과의 연결고리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 문화도시 박람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문화도시 사업의 의미와 가치를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람회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문화도시 사업은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도시의 매력을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문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칠곡문화거리 페스타와 같이 주민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통해 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문화도시의 성공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에 달려있다. 37개의 문화도시가 각자의 개성을 살려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시민들의 꾸준한 참여와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5년 박람회를 통해 다시 한번 문화도시의 가치를 확인하고, 앞으로 달성군과 칠곡군을 포함한 모든 문화도시들이 시민들의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