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외래어나 줄임말, 지역색 짙은 사투리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언어 환경이 점차 우리말의 본질을 희미하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2025년 10월 9일, 대학생 연합 동아리 <우리말 가꿈이>가 한글날을 맞아 서울 올림픽공원 피크닉장에서 개최한 기념행사는 우리말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존하려는 젊은 세대의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었다. 이번 행사는 우리말이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번 <우리말 가꿈이>의 기념행사는 우리말을 제대로 알고 친숙해질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행사장을 찾은 참가자들은 ‘사투리 어디까지 알아?’ 부스에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지역별 사투리의 다양성에 놀라움을 표했다. 겉절이를 ‘재래기’라 부르는 고향의 사투리를 지도 위에 적어보며, 단순히 방언으로 치부되던 사투리 속에 담긴 풍부한 지역 문화와 정서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열쇠고리랑 엽서랑’ 부스에서는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골라 엽서를 꾸미는 체험을 통해 우리말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되새겼다.
더 나아가, ‘우리말 겨루기’ 부스에서는 올바른 문장 사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어, 틀려도 반복해서 기회를 얻으며 자연스럽게 정확한 언어 구사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왔다. ‘우리말 가꿈이랑 친구맺자’ 부스에서는 ‘한글’이라는 단어 자체에 담긴 ‘크고 으뜸 되는’이라는 깊은 뜻을 되새기며,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해 온 한글의 본질적인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했다. ‘사랑하자 공공언어’ 부스에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나 태그해 줘’와 같은 일상적인 외래어 표현을 ‘누리소통망에 나 언급해 줘’와 같은 우리말로 바꾸는 연습을 하며, 무심코 외래어를 남용하는 우리 언어 습관의 심각성을 절감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말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말 사용을 생활화하겠다는 다짐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우리말 가꿈이>의 한글날 기념행사는 단순히 한글의 우수성을 찬양하는 것을 넘어, 우리말이 직면한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짚어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체험 프로그램들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5개의 도장을 모으면 파우치를 증정받는 방식으로 모든 부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이는 우리말 학습에 대한 높은 동기 부여로 작용했다. 이번 행사가 올림픽공원에서 가을볕 아래 쉬어가듯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점은, 우리말을 딱딱하고 어려운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이번 <우리말 가꿈이>의 성공적인 행사는 이미 전국 22곳의 국어문화원에서 10월 한 달간 다양한 형태로 기념행사가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이는 우리말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20대 젊은 세대의 노력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루빨리 특정 기념일에만 국한되지 않고, 평상시에도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지키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말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앞으로도 우리말을 더욱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이어질 때, 비로소 우리말은 더욱 풍요롭고 건강하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