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안전사고의 위험은 학교의 실습 기자재 사용에서부터 시작된다. 3D 프린터기, 용접 기구, 스프레이 실 등 학교 내에 갖춰진 다양한 실습 기자재는 첨단 기술을 습득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안전사고의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러한 장비들을 안전하게 대여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국가연구안전정보시스템(labs.go.kr)에서 주관하는 ‘연구실안전교육시스템’을 통해 의무적으로 안전사고 예방 강의를 수료해야 한다. 특히 실습용 기구 중에는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기계가 많기 때문에, 사고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학과 특성상 작품 제작이 잦은 필자는 올해도 어김없이 안전교육을 이수하던 중, ‘2025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개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9월 17일부터 9월 19일까지 킨텍스에서 열린 이 행사는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단순한 강의 수강을 넘어 직접 박람회를 둘러보고 오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 하에,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2025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K-SAFETY EXPO)’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안전산업 전문 전시회로, 기술, 제품, 교육 등 재난 관련 품목을 총망라하여 국민의 재난 대응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행사는 내외 업계 종사자,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관계자 등 국내외 바이어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전시 품목 또한 화재, 산사태, 침수, 지진, 생활안전, 보안 및 치안, 산업안전, 교통 및 해양안전 등 총 8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참관객에게는 첨단 기술과 제품을 접할 기회를, 기업에게는 국내외 홍보를 통한 안전산업 육성의 발판을 마련해 준다.
사전 신청을 통해 9월 17일, 행사 첫날 킨텍스를 찾았을 때, 박람회장은 이미 안전산업박람회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북적였다. 약 1천 개의 재난 안전 기업 부스가 운영되는 가운데, 입구부터 코레일, 한국도로공사와 같은 다양한 기업의 부스가 전시되어 있었다. 분말소화기, 화재 대피용 마스크, 응급처치장비 키트 제조사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기업의 재난 안전 제품들을 직접 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기업 소개와 더불어, 참관객의 원활한 참여를 위한 다양한 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부담 없이 기업의 제품을 살펴보고 공부할 수 있었다. 특히, 참관객이 진입장벽을 느끼지 않고 다가올 수 있도록 참여형 행사를 함께 진행하는 부스가 많아 몰입감 있게 둘러볼 수 있었다. 평소 안전 관련 강의를 꾸준히 듣던 필자에게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재난 안전이라는 주제를, 이러한 참여형 방식을 통해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일상에서 너무 익숙해서 쉽게 지나치곤 하는 전력 차단 콘센트나 지키다(GIKIDA) 호신용품 등 다양한 제품들을 한곳에서 모아 보고, 그 정확한 쓰임과 가이드를 살펴볼 수 있어 일상생활 속 새로운 시야가 트이는 기분이었다. 분말 소화기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제품이며, 학교에서도 배우고 가정이나 공공장소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안전 제품 중 하나다. 이러한 익숙한 제품부터, 인공지능(AI)이나 드론과 같은 첨단 기술과 융합된 제품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국민안전진흥원,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등에서 발표한 안전교육 매뉴얼 표지를 함께 볼 수 있어 교육 효과가 더욱 뛰어났다. 2025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는 단순히 안전 제품을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급 상황 행동 강령을 곳곳에 배치하여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깊었다.
이번 행사에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설되어 있었다. 특히 ‘안전체험마을’ 프로그램은 완강기 사용법, 소화기 사용법, 수상 안전, 비상구 대피 방법, 재난 예방 안전, 가스 안전 등 다양한 재난 대응 방법을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소화기나 완강기와 같은 안전 기구는 학창 시절부터 꾸준히 교육받지만, 직접 사용할 일이 많지 않아 잊어버리기 쉽다. 이번 행사를 통해 정확한 사용법을 직접 배우고, 우리 주변의 안전 제품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대피와 더불어 숙지해야 할 중요한 매뉴얼로는 응급처치가 손꼽히는데, 큼직한 그림과 함께 비치된 매뉴얼을 통해 행동 요령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부스뿐만 아니라, 비상구 탈출법, 화재 대피 체험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었다.
현장체험학습을 온 참관객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응급처치 체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위기가 닥쳤을 때 공황에 빠지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할 확률이 올라간다는 말에 깊은 공감을 느꼈다. 심폐소생술 방법부터 완강기 사용법, 화재 대피 체험 등 일상생활에서 갑작스럽게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재난 상황 시뮬레이션이 마련되어 있었다. 여러 유치원에서 선생님과 함께 안전 대피 훈련을 배우러 온 어린이 참관객들도 많았다. 비상구 탈출 방법을 듣는 어린이들의 모습에서, 비상구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정작 생활 속에서는 그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에 경각심을 느끼게 되었다. 화재 상황을 연출한 자욱한 연기 속에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한 어린 참가자의 감상은, 재난 상황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쉽게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실생활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안전 대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면 당황하기 쉽다.
2025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는 남녀노소 누구나 재난 안전 예방책을 직접 참관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값진 행사였다. 박람회에서 얻은 다양한 기념품과 키트는 실생활 속에 보석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안전 제품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다. 여름이 끝나가고 바람이 선선해지는 환절기는 날씨가 갑작스럽게 바뀌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시기다. 일상생활을 언제, 어떻게 위협할지 모르는 안전사고 예방책을 미리 알아두고, 우리 주변의 재난 안전 제품이 잘 갖춰져 있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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