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의약품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임신 기간 동안 나타나는 급격한 생리적 변화는 약물의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배설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쳐, 비임신 시와는 다른 약물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복잡성과 민감성으로 인해 임산부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한 정확하고 최신화된 정보 제공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함께 ‘임산부의 날’을 맞아 전문가용 ‘임부에 대한 의약품 적정사용 정보집’ 개정·발간을 결정했다. 이번 정보집은 임신부와 가족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활동하는 의료 전문가들이 최신 의약품 허가사항과 진료지침을 바탕으로 임산부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 사용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실무 지침서 역할을 한다.
개정된 정보집에는 임신부의 약리학적 특성과 주요 질환, 약물 요법, 국내 의약품 허가사항 등 광범위한 의약학 정보가 담겼다. 특히 감기, 입덧, 변비, 속쓰림과 같이 임신 중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에 대한 안전한 의약품 선택 방법, 최근 관심이 높아진 비만 치료제 등 최신 의약품의 안전 정보, 그리고 고혈압, 심장병, 갑상선 질환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의 임신 계획 시 복용 의약품 조정 방안까지 폭넓게 수록하여 임신부의 다양한 건강 상태에 대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임신부에게 빈번하게 사용되는 250개 약 성분에 대한 최신 안전성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며, 성분별 효능·효과, 용법·용량, 임부 관련 주의사항을 표로 구성하여 의약품 사용 전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환자와의 복약 상담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임신 기간 동안 발생하는 혈장량, 심박출량, 자궁 혈류 등의 생리적 변화가 약동학·약력학에 미치는 영향을 시기별로 고려한 적절한 약물 선택과 투여 방법 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태아 위험도는 약물 성분, 용량, 기간, 병용 여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임신 기간 중 감기 치료 시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적절한 습도 유지가 우선이며, 38℃ 이상 고열이 지속될 경우 태아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필요 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복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콧물·코막힘에는 세티리진, 클로르페니라민, 기침에는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 의약품을, 증상 완화를 위해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시 하루 4000mg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한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임신 20~30주에는 최소량·최단기간 사용하고 30주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변비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수분 섭취와 생활 습관 개선이 우선이며, 증상 지속 시 락툴로즈 또는 차전자피 성분 의약품 복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임신부의 체중 관리가 중요하지만, 체중 감량 목적의 다이어트는 태아 저성장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토피라메이트 등 일부 성분 의약품은 태아 기형 유발과 관련되어 있어 다이어트 보조제 사용에 대한 주의를 촉구한다.
이번에 개정된 정보집은 식약처 대표 누리집(www.mfds.go.kr) 및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누리집(www.drugsaf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임신 중 의약품 사용은 반드시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하며, 모체와 태아의 건강에 직결되는 만큼 사용하고자 하는 의약품의 안전성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고 유익성과 위해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임산부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 사용에 기여하고, 의약 전문가들이 최신의 복약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안전 정보 제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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