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민생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2025년 6월, 30조 5000억 원 규모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긴급 편성했다. 이는 새 정부 출범 보름 만에 나온 조치로, 미국발 통상 전쟁과 소비·건설·투자 부진 등 복합적인 대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선제적 대응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추경은 실제 지출 증가분 기준 20조 2000억 원을 투입하며, 특히 내수 진작과 민생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번 추경의 핵심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차등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다. 소득 상위 10%에게는 1인당 15만 원, 일반 국민에게는 25만 원, 차상위계층에게는 40만 원, 기초수급자에게는 50만 원이 지급된다. 여기에 농어촌 인구소멸지역 주민에게는 추가로 2만 원이 제공되어, 2차 지급까지 포함하면 대부분의 국민이 25만 원에서 52만 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받게 된다. 이 쿠폰 지급을 위해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총 13조 2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더불어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도 다각도로 추진된다. 지역사랑상품권 할인 발행에 6000억 원이 추가 지원되어, 역대 최대 규모인 29조 원에 달하는 지역화폐 발행을 뒷받침한다. 또한 숙박, 영화, 스포츠시설, 미술전시, 공연예술 등 5대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할인쿠폰 780만 장이 제공된다. 소비 진작 예산이 전체 추경 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번 추경이 침체된 경기를 돌파할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추경안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도 다수 포함되었다. 고정비용 부담 완화, 금융 지원 확대, 장기연체채권 매입·소각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소상공인 특별 채무조정 패키지에 1조 4000억 원을 투입하여, 최대 143만 명의 소상공인이 부채 부담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은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업체로 사용처가 제한되어,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아닌 동네 상점과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 중심의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영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역량 강화, 안정자금 지원, 저신용·단기 연체자 대상 특별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으로 확대된다. 2025년 기준 일반 경영안정자금은 최대 1조 2200억 원, 특별 경영안정자금은 1조 6000억 원까지 지원될 예정이다.
고용 안전망 강화 역시 이번 추경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고용 안전망 강화를 위해 1조 6000억 원, 소상공인 회복 지원에 1조 4000억 원 등 민생 안정 분야에 총 5조 원가량이 투입된다. 정부는 이러한 재정 투입을 통해 올해 GDP 성장률을 0.1~0.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취약계층 지원 강화 차원에서,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 원 미만의 장기연체채권을 매입·소각하여 완전히 상환 불가능한 경우에는 채무를 말소하는 방안도 포함되었다. 이는 경제 취약계층의 재무건전성 회복과 신용 회복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코로나19 시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경험은 지원금의 70~80%가 신규 소비로 이어졌으며, 업종별 매출 증대 효과도 뚜렷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는 대면 소비가 자유로운 만큼 소비 진작 효과가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2조 7000억 원, 신산업 투자(인공지능 등)에 1조 2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며, 에너지 전환 정책의 일환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재원을 배분한다. 이처럼 이번 추경은 단기 경기 부양과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정책 패키지로 구성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성장률 제고 효과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보이기도 하며,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정책 대응은 국민과 소상공인에게 희망과 신뢰를 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다양한 정책 목표를 담은 이번 추경의 적극적인 재정 확대와 신속한 집행은 경제 회복의 기반을 다지고, 국민과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