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기반으로 한미 동맹의 핵억제 실행력이 한층 강화되는 등 한반도의 안보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한국은 복합적인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었으며 주변 4국과의 관계 역시 매우 어려운 상태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와의 관계 복잡성, 최악 수준까지 악화되었던 일본과의 관계,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중국의 한한령, 그리고 대북 정책 관련 인식 차이로 인한 동맹 미국과의 전략적 협의 어려움 등이 한국 외교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 2년 반 동안,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데 주력했다. 특히 한미 동맹은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격상되며 외교·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첨단기술, 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2023년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양국 관계는 사실상의 핵 기반 동맹으로 발전했으며, 더욱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미 한반도 핵억제·핵작전 지침’을 완성함으로써 핵·재래식 전력 통합 등 일체형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굳건한 토대를 마련했다. 이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1년 만에 거둔 중요한 성과이다.
이와 함께 경색되었던 한일 관계도 개선의 물꼬를 텄다. 강제징용 판결 해법 제시를 계기로 12년 만에 정상 간 셔틀외교가 재개되며 양국 간 신뢰 회복의 기틀을 다졌다. 2019년부터 이어져 온 일본의 수출 규제가 해제되고 화이트리스트 복원 조치가 이루어졌으며, 1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 체결 등 미래지향적 협력이 확대되었다. 특히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로서 새로운 60년을 바라보는 협력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공고해진 한미 동맹과 개선된 한일 관계를 바탕으로 한미일 3국 간 협력 역시 새로운 수준으로 제도화되었다. 2023년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는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첨단기술, 공급망, 에너지, 우주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APEC 정상회의 계기에도 3국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한미일 사무국을 출범시켜 3국 협력 강화의 기반을 조성했다.
중국과는 원칙 있는 외교 기조를 견지하며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2022년 11월 G20 정상회의 계기 양 정상은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한 관계 발전을 약속했으며, 고위급 교류 활성화와 1.5트랙 대화 체제 구축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일방적 사증면제 조치 도입이 있었으며, 1.5트랙 대화 참여를 통해 중국의 점진적인 변화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이 궁극적으로 한한령 조치 해제로 이어지고, 내년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시진핑 주석의 공식적인 방한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달라진 주요국과의 외교 관계와 더불어, 대한민국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국제사회에서 국격에 걸맞은 역할 수행을 확대하고 있다.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이라는 국가 비전을 바탕으로, 미국, 일본, 호주 등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다면적 협력을 강화하며 국제협력을 심화하고 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 서울 개최, 유엔안보리 이사국으로서의 활동, NATO의 인태 지역 파트너국으로서 국제분쟁 평화적 해결 노력 등은 한국의 국제사회 리더십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또한 G7과의 협력 강화는 한국이 ‘G7 플러스’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해 나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공지능(AI), 사이버, 우주안보 등 신형 안보 위협에 대한 국제 협력을 선도하고 거버넌스 확립과 국제 규범 형성에 주도적으로 기여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AI 서울 정상회의’ 및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 개최 등이 그 예이며, 내년 APEC 정상회의 주최를 통해 미래 도전 과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할 예정이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대폭 증대시키며 글로벌 사우스와의 파트너십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현지 수요에 맞춘 기후 변화, 디지털 격차 해소, 빈곤 퇴치 등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성과는 해당 국가 및 지역의 사회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해주는 국가로 성장한 한국의 경험과 지식은 이러한 지원의 바탕이 되고 있다.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아세안과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관계를 최상으로 격상시키는 등 주요 지역 및 국가별 협력 네트워크를 견고하게 강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내년에는 한-중앙아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러한 협력 네트워크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접점을 넓히고,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를 강화하며, 공급망 안정화와 북한 비핵화 견인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미국 신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지정학적 환경 변화가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 신 행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미 동맹을 지속 강화하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며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