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혼자 사는 노인, 즉 ‘싱글 노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15만 2700명이었던 싱글 노인은 2024년 219만 6000명으로 10년 사이 1.9배 늘어났다. 이는 우리보다 앞서 고령 사회를 경험한 일본의 지난 10년간 싱글 노인 증가율 1.4배와 비교해도 매우 빠른 증가 속도다. 이러한 추세는 2036년 노인 인구 비율이 30%를 넘어서고 2045년에는 37%에 달할 것이라는 장래인구 추계와 맞물려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싱글 노인이 되는 주된 원인으로는 부부의 사별, 중년 및 황혼 이혼 후 재혼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평생 결혼하지 않고 나이 드는 생애 미혼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이처럼 이제는 누구라도 언젠가 싱글 노후를 맞을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앞서 고령 사회를 경험한 스웨덴의 경우, 전국 평균 1인 가구 비율이 57%에 달하지만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혼자 사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잘 갖춰진 사회적 환경 덕분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 역시 혼자 사는 노후를 비관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준비를 통해 행복한 노후로 만들 필요가 있다.
행복한 혼자 사는 노후를 위해서는 노후의 3대 불안 요소인 돈, 건강, 외로움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경제적 준비를 위해 현역 시절부터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연금 체계를 통해 최저생활비를 확보해야 한다.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남편 사망 시 아내의 노후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는 종신보험 가입과 의료비 마련을 위한 의료실비보험 역시 중요한 준비 사항이다.
둘째, 건강 관리와 더불어 ‘고독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제적 준비가 되어 있더라도 고독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독력을 키우기 위해 고립된 생활을 자초하기보다는,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자신에게 맞는 취미 활동을 즐기며 새로운 공동체에 편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주거 형태는 고립을 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의 사례처럼 18~20평 소형 평수이면서 쇼핑, 의료, 취미, 오락, 친교 등 생활 편의시설이 가까운 곳에 위치한 주거 형태를 선호하는 경향은 우리나라 노년 세대가 참고할 만하다.
셋째, 남편 중심의 노후 준비에서 혼자 남겨질 가능성이 큰 아내를 배려하는 준비로 전환해야 한다. 65세 이상 노인 중 여성의 비율은 72%에 달하며, 70세 이상에서는 78%로 더욱 높아진다. 혼자 사는 기간 역시 여성에게 훨씬 길기 때문에, 아내가 혼자 살게 될 경우를 대비한 연금 및 보험 가입 등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그룹리빙이나 공유경제 등은 가족의 해체 속에서 공동체적 삶을 모색하는 긍정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와 함께 개인적인 준비가 병행될 때, 우리는 다가오는 싱글 노후를 두려움 없이 맞이하고 더욱 풍요롭게 가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