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기초 공연예술 분야가 겪고 있는 자생력 약화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무용, 뮤지컬, 연극, 음악, 전통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예술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예술 단체와 공연장은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곧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공연예술 생태계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예술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문체부는 11월 13일,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2026년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에 참여할 서울 외 지역의 공연 단체와 공연 시설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수도권에 편중된 우수한 기초 공연예술 작품들을 전국 각지로 유통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문예회관과 같은 공공 공연장과 민간 공연 예술 작품 간의 연결을 촉진함으로써, 지역에서도 다채로운 예술 공연을 접할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
지난해 이 사업을 통해 전국 177개 공연시설에서 203개 공연 단체가 선보인 223개의 공연 작품이 지원받았으며, 그 결과 8월 기준으로 134개 지역에서 총 714회의 공연이 개최되어 1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내년 사업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민간 공연 단체, 이미 유료 공연으로 상연된 완료된 작품, 그리고 서울 외 지역에 소재한 공공 공연 시설을 신청 대상으로 하며, 지원 분야는 무용, 뮤지컬, 연극, 음악, 전통 등 기초 공연예술 5개 분야로 제한된다.
특히 2026년 사업은 공연 단체와 공연 시설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이 특징이다. 이전과는 달리 공연 단체와 공연 시설의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으며, 신청 과정에서 서로를 선택할 수 있는 폭넓은 권한을 부여한다. 이는 예산 범위 내에서 상호 선택된 공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참여자의 선택권을 대폭 확대하고 절차를 간소화하여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다.
더불어, 신청 방식에도 변화가 적용된다. 기존의 ‘이(e)나라도움’ 시스템 대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새롭게 개발한 공연예술 전용 기업 간 플랫폼인 ‘공연예술유통 파트너(P:art:ner)’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이 플랫폼은 공연 단체와 공연 시설이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며, 특히 소규모 공연장이나 신생 예술 단체들에게는 자신들의 작품과 시설을 홍보하고 교섭 기회를 넓힐 수 있는 중요한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올해는 분리하여 진행했던 ‘유형1 사전매칭’과 ‘유형2 사후매칭’을 내년부터는 통합 공모로 전환하여 절차를 더욱 간소화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신은향 예술정책관은 “이번 사업은 우수한 기초 예술 작품을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공연 단체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공모 구조를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개편함으로써 더 많은 예술인과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가 한 단계 도약하고, 예술인과 관객 모두가 만족하는 풍요로운 문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