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체 방식의 금융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현금을 직접 전달하는 것의 의미가 퇴색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금융 접근성의 문제와 함께, 정서적인 교감의 부족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현금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소외 계층의 금융 편의를 높이고, 더불어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금융 시스템은 상당 부분 디지털화되어 있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 거주자들에게는 큰 불편을 야기한다. 실제로 8년 전, 주말부부로 지내던 한 주무관은 남편이 지갑을 두고 출근하여 겪었던 에피소드를 통해 이러한 불편함을 실감했다. 차로 2시간 거리의 근무지에 도착한 남편은 신분증, 신용카드 등이 담긴 지갑 없이 현금 결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당시에는 결제 앱 사용도 보편화되지 않아, 남편은 금전적인 어려움은 물론, 업무 수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은, 디지털 금융 시스템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으로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가 제시된다. 이 서비스는 신청인이 지정한 수신자에게 우체국 집배원이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2018년부터 시행된 ‘부모님 용돈 배달서비스’는 이러한 편리성을 극대화했다. 한 번의 약정으로 매월 지정된 날짜에 예금주가 지정한 고객에게 현금을 배달할 수 있게 되어, 은행 방문이 어려운 고령층 부모님께 정기적으로 용돈을 전달하는 것을 획기적으로 간편하게 만들었다. 또한, 경조사 참여가 어려운 경우, 계좌이체 대신 경조금과 경조 카드를 함께 배달하는 ‘경조금 배달 서비스’를 통해 현금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게 함으로써, 물질적인 지원과 함께 정서적인 유대감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복지 정책에도 이 서비스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지난 3월 12일, 우정사업본부는 경남 4개 지역(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군)의 지방자치단체가 배부하는 지원금을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기관이 멀어 지원금을 수령하기 어려운 주민,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및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즉,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단순한 금전 전달을 넘어, 디지털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고, 사회적 약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며, 더 나아가 마음을 전하는 따뜻한 소통의 창구로서 그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 다가오는 5월 가정의 달에는 계좌이체 대신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부모님께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