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K-팝, 드라마, 영화 등 한류의 성장이 눈부시지만, 이러한 성공 뒤에는 해결되지 않은 내부의 문제들이 잠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차별금지법’의 부재는 한류가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단순히 문화 현상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문제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 한류는 BTS, <오징어게임>, <기생충>과 같은 상징적인 성공을 넘어 블랙핑크, 세븐틴, NCT와 같은 그룹들이 BTS의 앨범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스트레이 키즈는 최근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 속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에서 경험하는 과격한 혐오 시위들은 한류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특히, 명동, 광화문, 건대 등지에서 상시적으로 벌어지는 혐중 시위는 중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이를 접하는 다른 외국인들에게도 한국의 이면에 대한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한류를 접했던 이들이 직접적으로 한국의 차별적인 현실과 마주하는 극적인 순간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콘텐츠 내부에서 의도되거나 의도되지 않게 표출되는 인종주의적 감수성 또한 세계적인 한류 애호자들의 민감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오징어게임>에서 파키스탄 참가자에 대한 스테레오타입 재현이나 <청년경찰>에서 연변 범죄자 집단을 묘사하는 방식은 국내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도 연결된다. 또한, K-팝 팬덤 내부에서 제기되는 새로운 남성성, 여성성, 젠더 표현 문제, 그리고 K-뷰티와 관련된 피부색주의 문제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차별적 현실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현실 속 미투 운동이나 퀴어 퍼레이드를 둘러싼 논란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류 연구자들은 한류 현상을 ‘밑에서부터의 세계화’, 즉 힘없는 일반 수용자들이 만들어낸 버텀업 문화 현상으로 분석한다. 그렇기에 선한 영향력, 배려와 연대의 태도, 돌봄과 겸손의 제스처,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가 중요하게 부각된다. K-팝 그룹과 팬들의 관계, 그리고 콘텐츠 속 인물들이 추구하는 가치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한류는 비주류의 아름다움이기에 차별과 배제가 가장 큰 적이 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한류의 미래는 시장의 축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차별이라는 적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할 때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십수 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시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차별금지법의 제정은 한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발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