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두고 우리 사회에는 따뜻한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생존 시 장기기증을 실천했거나, 뇌사, 각막, 시신 기증으로 소중한 생명을 이어준 기증인 가정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추석 선물이 전달되었다.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생존했을 때 신장 기증을 한 리빙도너와 각막 및 시신 기증인 유가족,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등 총 850가정에 추석 선물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물 전달은 생명나눔을 실천한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서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는 김근묵 씨(75세)는 20여 년 전 신장 기증을 실천한 덕분에 올해도 따뜻한 추석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김 씨는 1995년 1월 처음 신장 하나를 기증했고, 2003년에는 간 일부를 기증하며 생명 나눔을 이어왔다. 그의 나눔은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쳐, 그의 아내 이경희 씨 역시 17세의 만성신부전 환자를 위해 신장을 기증한 경험이 있다. 김 씨는 “장기기증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잘한 일”이라고 고백했다.
25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 故 강석민 군(기증 당시 17세)을 기리는 도너 패밀리 강호 회장(70세) 역시 추석 선물을 받고 눈시울을 붉혔다. 선물에는 ‘강석민’ 세 글자가 새겨진 명찰이 포함되어 있었다. 강 회장은 “아들의 이름이 우리 가족 안에서만 기억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아들의 나눔을 기억해준다는 사실에 하늘에 있는 석민이 역시 따뜻한 추석을 보낼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 26일, 리빙도너 475명,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300가정, 각막 및 시신 기증인 유가족 75가정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추석 선물이 전달되었다.
이번 추석 선물은 기업과 개인의 후원 손길로 마련되었다. 오설록은 그린티 랑드샤와 캐모마일 티 세트를, 로얄스킨은 수딩젤 800개와 핸드크림을 후원했다. 한국다케다제약은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을 위한 선물 마련에 힘을 보탰다. 특히 서울 보라매공원에 조성된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 공간 ‘나누고 더하는 사랑’에 부착할 수 있는 기증인 명찰이 선물에 포함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이 명찰은 ‘생명을 살린 기증인의 이름이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아 도너 패밀리에게 깊은 위로와 자긍심을 전달했다.
개인 후원도 이어졌다. 후원회원 김철수 씨와 예풀뮤직 최혜영 대표의 특별 후원, 그리고 네이버 해피빈 기부자들의 나눔이 더해져 풍성한 추석 선물이 완성되었다. 장기기증운동본부 김동엽 상임이사는 “리빙도너와 기증인 유가족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숭고한 사랑을 실천한 생명나눔의 영웅들”이라며, “이번 추석 선물에 담긴 마음이 생명나눔을 실천하신 분들에게 잘 전해져 따뜻한 명절을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