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수도권 과밀화와 비수도권 지역 소멸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면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방자치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30년간 민선 지방자치 제도가 시행되었으나,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 효과는 미미했으며 지방 정부의 행정적·재정적 권한 역시 여전히 국가 중심의 구조에 묶여 있어 그 한계를 드러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행정안전부는 ‘2025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지방자치 미래 비전’을 발표하며,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지방자치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비전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민선 지방자치 30년 평가 연구’ 결과를 심층 분석하여 마련되었다. 연구 결과, 주민들의 전반적인 생활 수준은 향상되었으나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 심화와 비수도권의 지방 소멸 위기 심화라는 극명한 대비가 확인되었다. 또한, 지방정부의 행정 역량은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참여 효능감이 높지 않다는 점은 지방자치가 실질적인 주민 주권 실현과는 거리가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국민 인식 조사 결과, 지방정부 행정 서비스 만족도는 10년 전보다 상승했으나, 지방자치 성과나 삶의 질 개선 효과를 체감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아, 지방자치가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행정안전부는 ‘대한민국의 희망, 참여·연대·혁신의 지방자치’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저출산·고령화, 지방 소멸 등 복합적인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지방 정부가 지역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중앙 정부는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주민이 언제 어디서나 지방자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민의 참여와 결정권을 대폭 확대한다. 주민투표 및 주민소환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사회연대경제와 마을공동체 기본법 제정을 통해 지역 공동체 중심의 사회연대경제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의 관계를 국정 운영의 동반자적 관계로 재정립하고, 지방 정부에 포괄적인 자치권을 부여하여 지역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민 밀착형 자치경찰제 안착,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 개편을 통한 일반·교육 자치의 연계성 확보, 주민 선택에 의한 지방정부 기관 구성 다양화 등 도전적이고 선진적인 자치 제도 개혁 과제도 추진될 예정이다. 더불어,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 문제 해결을 위해 권역별 특화 발전 성장 엔진을 구축하고, 비수도권 및 인구 감소 지역에 대한 지원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지역 역량을 강화한다. 5대 초광역권 정책 연합체 설치, 3개 특별자치도 맞춤형 자치 모델 구현, 인구·생활권을 반영한 지방 행정 체제 개편 검토 등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인구 감소 지역에 대한 세제·보조율 우대 등 차등 지원 원칙을 확립하고, 지방 소멸 대응 기금 역시 사람·일자리·마을 활력 사업 중심으로 전면 개편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방자치의 발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 차원의 생존 전략”이라며,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절박한 각오로 진정한 지방자치분권국가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방자치 강화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며,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