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연이어 회동했다. 이번 회동은 그 자체로 동북아시아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양자 및 삼자 간의 관계 설정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그러나 표면적인 ‘협력’ 논의 이면에, 불안정한 국제 질서 속에서 동북아 국가들이 직면한 근본적인 ‘신뢰 부족’이라는 난제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요구된다.
먼저,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회동에서는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미래지향적 협력의 필요성이 재확인되었다. 이는 과거사 문제 등으로 인해 상존하는 갈등 요인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의 중요성이 부각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셔틀 외교의 지속과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소통 강화 방안이 논의된 것은, 양국 관계의 경색 국면을 타개하고 실질적인 협력 증진을 모색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양국 간의 과거사 문제로 인한 잠재적 갈등 요인을 관리하고, 경제 안보 등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서 진행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의 회동에서는 양국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협력 추진 방안이 논의되었다. 또한, 정치적 신뢰 제고를 위한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미·중 갈등 심화와 북한의 연이은 도발 등 동북아시아의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중 양국은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바탕으로 민감한 안보 이슈에 대한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상호 불신을 줄여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치적 신뢰 없이는 경제 협력의 지속 가능성 또한 담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G20 정상회의 계기의 한·일·중 정상 간 회동은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신뢰 구축’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과거의 역사적 앙금을 넘어,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협력’과 ‘소통’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것을 넘어, 각국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와 잠재적 갈등 요인을 어떻게 관리하고 해소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비로소 동북아시아는 진정한 의미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