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 헤테로 농장에서 만난 최이영 대표
과거 외산 품종 의존과 단순 물량 수출에 머물던 한국 농업이 고부가가치 품종과 기술 수출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시대로 진입한다. 정부는 농식품 수출 구조를 기술과 품질, 브랜드 경쟁력을 결합한 형태로 전환하며 중장기 성장을 도모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민간의 혁신적인 품종 개발 역량이 있다.
2025년 케이푸드 플러스 수출액은 136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신선 농산물과 고부가가치 품목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과거 가공식품 중심이었던 수출 구조가 다변화되는 긍정적 신호다. 딸기와 포도 등 프리미엄 과일은 동남아, 중동, 미주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며 한국 농산물의 품질 경쟁력을 입증한다. 이제 과실 수출은 생과 판매를 넘어 품종과 재배 기술, 품질 관리 역량을 함께 수출하는 단계로 진화한다.
이러한 혁신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헤테로다. 최이영 대표가 2019년 설립한 이 회사는 9900㎡ 규모의 스마트팜에서 연간 2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국내 최초로 딸기 품종에 대한 해외 로열티 계약을 체결하며 국산 딸기 품종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로열티 절감에 기여했다. 이는 케이딸기의 프리미엄 브랜드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헤테로는 국가 주도 육종 기관과 달리 독특하고 특징적인 품종 개발에 집중한다. 맛과 향이 뛰어난 ‘골드베리’가 대표적이다. 헤테로는 단순 농업을 넘어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한다. 식물의 생육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입력해 우수 형질의 유전자원을 조기에 선별하는 ‘데이터 농업’ 모듈을 개발 중이다. 이는 좋은 품종이 나올 확률을 높이고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데 기여한다.
최이영 대표는 현재 한국 딸기의 위상이 세계 두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일본 최대 바이어가 헤테로의 ‘골드베리’를 극찬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이제 한국은 딸기 과실만 파는 것을 넘어 품종과 그 재배 시스템 자체를 수출하는 로열티 비즈니스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딸기가 양적 공세로 밀어붙이지만, 한국은 압도적인 ‘고품질화’로 승부할 계획이다.
물론 현실적인 장벽도 존재한다. 신선도가 생명인 딸기의 항공 운송비가 너무 높아 단가를 맞추기 어렵다. 과거의 운송비 지원책 부활이 시급하다. 또한 민간 육종가의 산업군 진출 사례가 드물어 홍보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짜맞추기 식’ 과제가 아닌, 기업의 가능성과 실증 능력을 바탕으로 한 ‘기업 맞춤형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절실하다. 농업에서 종자는 반도체와 같은 핵심 자산이므로, 이를 세계화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보완해야 한다.
이러한 민간의 혁신과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결합하면, 한국 농식품 수출은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과실 수출을 넘어 품종과 기술을 수출하는 혁신 흐름은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끈다. 케이농업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