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상장요건 폐지 강화 방안.(자료=금융위원회)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간 주가가 부진한 부실기업, 이른바 ‘좀비 기업’에 투자 자금이 묶여 손실을 보는 문제가 지속된다. 일부 기업은 주가 조작의 표적이 되거나 임시방편으로 상장폐지를 회피하며 시장의 신뢰를 저해한다. 금융당국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실기업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퇴출하는 구조적 해법을 내놓았다. 시가총액과 주가 기준을 강화하고 심사 절차를 효율화하여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회복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의 부실기업을 신속히 정리하기 위해 4대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한다. 우선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던 계획을 앞당긴다. 올해 7월부터 기준을 200억 원으로, 내년 1월에는 300억 원으로 올려 적용한다. 또한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동안 시가총액 기준을 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이는 일시적 주가 부양을 통한 상장폐지 회피를 막기 위한 조치다.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에 대한 퇴출 요건도 신설된다. 동전주는 주가 변동성이 크고 시세조종에 악용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30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된다. 액면병합으로 기준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인 경우도 동일한 요건을 적용한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사업연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기업만 상장폐지 대상이었으나, 앞으로는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된다. 불성실 공시 기업에 대한 퇴출 문턱도 낮아진다. 공시 위반 누적 벌점 기준을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하향하고, 중대하고 고의적인 공시 위반은 단 한 번이라도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
상장폐지 심사 절차 자체도 빨라진다. 실질심사 시 기업에 부여하는 개선기간을 기존 최대 1년 6개월에서 1년으로 단축하여 부실기업의 퇴출 결정을 지연시키는 문제를 최소화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신설하여 내년 7월까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하며 부실기업 퇴출 과정을 밀착 관리한다.
이러한 구조적 개혁을 통해 자본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투자자 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실기업이 신속히 퇴출되면 시장의 자원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 기업으로 효율적으로 재배분된다. 또한, 만성적인 부실기업과 동전주가 정리되면서 시장 전체의 건전성이 향상되고, 이는 국내 증시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기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