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유용한 의료 기술이 경쟁사의 특허 장벽에 막혀 환자와 의사의 불편을 초래하는 문제가 반복된다. 최근 치과 교정 기술 기업 엔젤얼라인이 치료 계획 자동 업데이트 기능 사용을 법원으로부터 잠정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는 개별 기업의 법적 다툼을 넘어 산업 전체의 혁신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다. 해법은 소모적인 특허 전쟁이 아닌, 핵심 기술을 공유하는 ‘특허 풀(Patent Pool)’ 또는 ‘크로스 라이선싱(Cross-Licensing)’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특정 기업이 선점한 특허로 인해 후발 주자의 기술 개발이 가로막히는 현상은 의료 기술 분야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이는 시장의 독과점을 심화시키고 기술 발전을 더디게 만든다. 결국 그 피해는 더 나은 치료를 받을 기회를 놓치는 환자와 최신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는 의료진에게 돌아간다. 소송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 역시 기업이 연구개발에 투자할 자원을 낭비하게 만든다.
이 문제의 구조적 해결책은 업계 공동의 기술 공유 협약을 맺는 것이다. 특허 풀은 여러 기업이 각자 보유한 특허를 공동으로 관리하고, 참여 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해당 특허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크로스 라이선싱은 기업 간에 서로의 특허 사용권을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협력 모델은 개별 기술의 독점을 막고, 기업들이 공유된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와 품질 경쟁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피하고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핵심 원천 특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이는 더욱 건강하고 창의적인 경쟁을 촉진한다. 정부나 관련 산업 협회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공정하고 투명한 기술 공유 플랫폼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기술 공유 생태계는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 환자들은 더 다양하고 혁신적인 의료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의사들은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가장 효과적인 기술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 상생의 혁신으로 전환할 때, 의료 기술 산업은 진정으로 환자를 위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