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오스가 오랫동안 짊어져 온 ‘불발탄의 땅’이라는 아픈 현실을 극복하고 평화와 우정, 희망을 새기는 K-브랜드 캠페인이 전개됐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지난 10월 16일(현지시간),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불발탄(UXO)으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한국의 지원 성과를 알리는 ‘K+HOPE’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라오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불발탄이 남아있는 국가로,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투하한 폭탄 2억 7천만 개 중 무려 30%에 해당하는 8천만 개가 폭발하지 않은 채 땅속에 묻혀 있으며, 이는 라오스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경제 발전에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코이카는 2015년부터 12년간 세 차례에 걸쳐 불발탄 제거 지원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으며, 이는 인명 피해 감소와 라오스의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K+HOPE’ 캠페인은 코이카가 그동안 추진해 온 불발탄 제거 지원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와 함께, 불발탄 피해자들을 위한 보건 및 재활 서비스의 중요성을 라오스 주민들과 국제사회에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기획되었다. 특히, 코이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불발탄 피해자들을 위한 재활 지원 활동을 펼쳐온 국제 비영리 기구(NGO)인 ‘COPE’와 손을 잡고, 실제 피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중심으로 캠페인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COPE(Cooperative Orthotic & Prosthetic Enterprise)’는 라오스 비엔티안에 위치한 COPE 센터를 운영하며, 불발탄으로 인한 피해와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을 전시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불발탄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재활 서비스, 즉 의수족 및 보조기 제공, 물리 치료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코이카는 COPE 센터에서 불발탄으로 인한 라오스의 아픈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자, 피해자들의 재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다채로운 캠페인 활동을 전개했다. 구체적으로는 ▲COPE 전시에 대한 국·영문 브로슈어 배포 ▲코이카와 COPE의 협력 성과 공유 ▲COPE 전시관 투어 및 체험형 홍보 부스 운영 ▲퀴즈 이벤트, 기념품 증정, 포토존 촬영 등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의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코이카가 불발탄 제거 2차 사업의 일환으로 COPE와 협력하여 약 19개월간 추진한 모바일 클리닉을 통한 의료 지원 사업의 성과였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의료진 진료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의 99.3%가 신체 장애를 확인하고, 필요한 의수족 등의 보조기구를 지원받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성공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코이카와 COPE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라오스 북부 지역의 불발탄 피해자와 장애인을 위한 모바일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불발탄 제거를 넘어 피해자들의 생계와 자립, 그리고 포괄적인 보건·재활 지원까지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구축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오성수 코이카 라오스 사무소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COPE 센터의 안내 자료에 한국어가 추가된 점을 강조하며, “COPE 센터 방문객 중 한국인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번 계기로 라오스를 방문한 우리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한-라오스 협력 관계를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캠페인에는 라오스 현지 주민, 불발탄 피해자, 일반 외국인 관광객 등 약 200여 명이 참가하여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라오스 보건부, 외교부, 불발탄제거청(NRA), 노동사회복지부, 유엔개발계획(UNDP) 등 현지 정부 및 국제기구 관계자를 비롯한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하여 캠페인의 의미를 더했다.
정영수 주라오스 대한민국 대사는 “라오스는 세계에서 불발탄 피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한국과 라오스가 불발탄 피해자 지원 분야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피해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며 한국의 지속적인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