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체가 보편화된 시대지만, 여전히 현금의 필요성과 정서적 가치를 간과할 수 없는 상황들이 존재한다. 특히 은행 접근성이 낮은 지역 주민이나 고령층에게는 금융 서비스 이용에 큰 불편함이 따르며, 때로는 간절한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이러한 금융 소외 문제를 해결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긴급 상황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며, 더 나아가 소중한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신청인이 지정한 수신자에게 우체국 집배원이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과거에는 은행 방문이 어렵거나 은행 점포가 드문 지역에 거주하는 부모님께 매월 용돈을 보내기 위해 매번 별도의 신청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시행된 ‘부모님 용돈 배달 서비스’를 통해 한 번의 약정으로 매월 지정된 날짜에 편리하게 현금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금전 전달을 넘어, 부모님께 정기적으로 안부와 함께 현금을 보내드리며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복지 정책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는 경남 4개 지역(산청, 함양, 거창, 합천군)의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지원금을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기관 접근이 어려운 주민,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장애인 등 금융 소외 계층이 지원금을 보다 쉽게 수령할 수 있도록 하여,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8년 전, 주말부부로 지내던 한 직원의 남편이 근무지로 향하는 도중 지갑을 분실하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 차로 2시간 거리의 근무지에 거의 도착한 상태에서 지갑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되돌아가기에는 시간적, 비용적 부담이 컸다. 당시에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보편화되지 않아 지갑 없이는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해당 직원은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를 떠올렸다. 집배원에게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방식이기에 신분증 확인 절차가 필요 없다는 점을 활용하여, 긴급하게 현금 10만 원과 함께 “긴급상황 발생. 신랑이 지갑을 두고 갔어요. 살려주세요”라는 메모를 보냈다. 결과적으로 남편은 당일 현금을 수령하여 위기를 넘길 수 있었으며, 이는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가 단순한 금융 거래를 넘어 위기 상황에서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더 나아가,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계좌이체만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정성스러운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바쁜 일정으로 경조사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계좌이체 대신 경조금과 경조 카드를 함께 현금으로 전달하는 ‘경조금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비록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현금으로 전달되는 경조금은 참석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가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계좌이체 대신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부모님께 용돈을 전달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숫자로 찍혀 있는 통장을 보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받아보는 현금 용돈은 부모님께 좀 더 특별한 감동과 따뜻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이처럼 금융 소외 계층의 불편을 해소하고,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제공하며, 소중한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다층적인 가치를 지닌 서비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