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겪는 진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스스로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청년의 날과 청년주간을 앞두고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특별한 시도가 있었다. 지난 8월 29일부터 이틀간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더블유젯 스튜디오에서 ‘청년문화사용법: 네 개의 방’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행사는 바로 이러한 청년들의 어려움에 주목했다.
이 행사는 2030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팝업 스토어 형태로 기획되어, 청년들이 자신만의 문화 취향을 발견하고 수집하는 것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행사의 문을 연 1층 ‘탐색의 방’에서는 청년들이 각자의 오랜 취미와 최근 관심사를 되돌아보며 다양한 문화 성향을 탐색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곳에서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도록 유도하며, MBTI 성격 유형 검사처럼 흥미로운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탐색하는 경험을 제공했다. 각 질문에 대한 답변은 ‘낯섦의 설렘’, ‘쾌감’과 같은 감각적인 표현과 ‘야구’, ‘일러스트’, ‘서점’ 등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선택지로 제시되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오롯이 자신의 경험에 집중하여 문화 취향을 발견할 기회를 마련했다.
이어지는 ‘고민 전당포’ 코너는 청년들이 솔직한 고민을 나누고 서로에게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했다. 참가자는 자신의 고민을 적어 전당포에 맡기고, 다른 사람이 작성한 답변을 받아볼 수 있었다. 한 참가자는 “뭘 해도 의욕 없는 날이 자꾸 길어져서 두려워요.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주고받으며, 의욕 상실 극복을 위한 자신만의 방식을 되돌아보고 타인의 고민을 통해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라는 안도감을 얻었다. 낯선 이의 짧은 문장 속에서도 진심과 무게를 느끼며, 이는 곧 자신에게 전해지는 조언처럼 다가왔다.
2층 ‘연결의 방’에서는 발견한 취향을 실제 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단체와 모임이 소개되었다. 독서 모임, 잡지 커뮤니티, 체육 기반 협동조합 등 각양각색의 단체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며 타인과 취미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청년소리의 정원’ 부스에서는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다른 청년들의 투표를 거쳐 정책 의제로 발전시키는 온라인 창구의 현장 버전이 운영되었다.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청년 재테크 교육’과 같은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다양한 배경의 청년들의 의견을 살펴보며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3층 ‘영감의 방’에서는 취향이 곧 직업이 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강연이 시간대별로 진행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참가자는 출판계 현직자들과 함께하는 ‘작가의 문장이 세상에 닿기까지’ 토크콘서트에 참석하여, 민음사 마케팅팀 조아란 부장과 김겨울, 정용문 작가로부터 책과 독자를 연결하는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은 책을 좋아하는 청년들에게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청년문화사용법: 네 개의 방’ 행사는 청년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민과 개성 넘치는 취향이 어떻게 문화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청년의 날과 청년주간을 앞두고 이러한 경험은 더욱 의미가 컸다. 이 행사는 청년 정책이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 청년들의 문화적 욕구와 정체성 탐구까지 포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청년의 날을 전후하여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문화 행사와 정책 소통의 장이 지속적으로 마련되어, 청년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할 수 있는 진정한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