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대한민국 경상북도 경주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역대 최고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국제 행사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개최 도시 선정 이후 제기되었던 인프라 부족 문제와 실질적인 경제 효과 창출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경주 APEC 정상회의 준비는 예정된 로드맵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외교부 등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50여 차례의 현지 실사와 7차례의 준비위원회 논의를 거쳐 기본 계획이 확정되었다. 정상회의장, 국제미디어센터, 만찬장, 경제전시장 등 핵심 시설 공사는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여 인력과 물자를 집중 투입, 9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이후 최종 행사를 위한 리허설이 진행될 계획이다.
정상급 인사들의 숙소 역시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12개 호텔 35개 객실 규모로 PRS(Presidential Suite) 리노베이션 공사가 진행 중이며, 8월 이전에는 한국의 멋과 아늑함을 갖춘 숙소가 완성될 예정이다. 또한, 수준 높은 케이터링 및 컨시어지 서비스 제공과 숙박업 종사자 대상 서비스 교육 강화를 통해 대표단에게 편안하고 친절한 경주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세일즈 코리아’와 ‘세일즈 경북’의 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경주엑스포 대공원 광장에는 경제전시장이 조성되어 대한민국 경제 산업 발전의 역사와 첨단 미래 산업을 선보인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경상북도 주력 산업의 중견·중소기업들이 참여하여 APEC 참가자들에게 대한민국을 알리고 K-콘텐츠를 선보이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한, 투자유치 설명회, 1:1 기업 미팅, 한-APEC 비즈니스 파트너십, 미래 신산업 현장 시찰 등 실질적인 경제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는 신라 천 년의 찬란한 유산을 품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도시로서, 이번 APEC을 통해 K-컬처의 뿌리를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신라 금관 6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전, 유명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K-아트 특별전, 보문단지 멀티미디어 아트쇼, 한복 패션쇼 등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한국의 미를 선보이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세계유산축전, 대릉원 미디어아트, 5한(한복, 한옥, 한글, 한식, 한지) 체험관, 확장현실(XR) 버스, K-POP 뮤직 페스타 등 최첨단 기술과 한류 콘텐츠의 결합은 세계인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APEC 개최는 7조 4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2만 400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되는 등 분명한 경제적 수치를 동반한다. 각국 대표단과 글로벌 기업, 외신기자들의 방문은 관광, 숙박, 문화, 서비스 전반에 걸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경주의 전통문화와 산업이 소개되고 지역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기회를 얻으며,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 또한 기대된다.
나아가 이번 APEC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각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통합과 평화, 경제적 연대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공존·공영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평화와 번영의 APEC’이라는 구호가 현실로 구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APEC이 단순한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이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경주는 APEC 개최 도시라는 브랜드를 기반으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글로벌 MICE 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역사, 문화, 인프라와 시민들의 참여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시·도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주 APEC은 ‘지방도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2025년 경주 APEC은 대한민국과 경북, 그리고 경주가 세계 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중요한 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