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국내외적으로 ‘성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부에서는 성과를 폄훼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안도감을 넘어선 ‘성공’이라는 평가의 실체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제를 제시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측의 초기 불확실성과 한국의 안보 취약성을 활용한 압박 시도라는 어려운 배경 속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난관 속에서 이재명 정부는 국익 수호라는 강력한 의지와 철저한 준비, 그리고 외교적 지혜를 발휘하여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담 결과에 대한 논란 중 하나는 의전 문제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미 국무부 의전장이 아닌 부의전장의 영접을 받은 것을 두고 일부에서 ‘의전 홀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측이 사전에 양해를 구했던 사안으로, 국빈 방문 횟수가 적은 미국에서 부의전장이 영접하는 것은 통상적인 관행으로 볼 때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방미는 ‘공식 실무방문’이었으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 기조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인 만큼 의전 자체보다는 회담 내용이 중요시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2017년 첫 방미 당시 의전장 대리의 영접을 받았으며, 이는 역대급 홀대라는 주장이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통령 숙소가 영빈관 격인 ‘블레어하우스’가 아닌 인근 호텔로 정해진 것 역시 8월 한 달간의 정기 보수공사 때문이며, 이는 이전 정부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비난을 위한 비난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신뢰하고, 한반도 평화와 미래지향적인 상호협력을 격의 없이 논의할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스마트한 한국의 위대한 지도자’라고 여러 차례 평가하며,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는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신뢰 관계 구축을 의미하며, 향후 한미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통상 문제에 있어서도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제거되었다. 또한, 원자력 협정 개정에 대해서도 정상 간에 논의가 이루어져 일부 진전이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의 구체적인 내용, 특히 한국의 국방비 인상 및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한국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한중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전략적 유연성’ 수용 불가 입장을 명확히 하고, 대신 한국군의 인공지능 첨단 정예화, 북한 감시·정찰 능력 향상, 드론 및 정밀타격 능력 확보 등을 통해 자강력을 증강하고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미국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국익을 지키면서 필요한 부분을 얻어내는 외교적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공동 발표문이 부재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는 미국이 대미 투자 관련 세부 합의를 서둘러 발표하려 한 반면, 한국은 국익을 위해 신중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향후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면 발표될 가능성이 있으며, 오히려 시간을 벌어 더 나은 합의를 이끌어낼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재명 정부 대외 정책의 주축인 한미동맹 기반은 튼튼히 마련되었다. 이제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북중러 협력 강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한중 및 한러 관계 정상화, 전략적 동반자 관계 회복, 양강대국의 한반도 평화 지지 유도, 그리고 남북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활용하여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이전보다 갑절의 노력을 기울여 우호 협력 및 균형적 실용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 회복과 번영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