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9월 21일은 제18회 ‘치매극복의 날’이다. ‘치매’라는 단어는 단순한 질병명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거대한 위협이자 개인과 가족의 삶을 뒤흔드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가까운 이의 치매 진단과 드라마, 영화 속 익숙한 소재가 이제는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급속한 고령화 추세 속에서 2025년 현재 97만여 명에 달하는 노인 치매 환자는 20년 뒤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치매가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사안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국가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2011년 「치매관리법」을 제정하고 ‘치매극복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국 256곳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하여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통합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 누리집(nid.or.kr)에서 제시하는 ‘치매가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은 나라,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워지는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은 이러한 국가적 의지를 반영한다.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전국 지자체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예방, 그리고 극복을 위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개최하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역별로 개최된 ‘기억을 톡톡(talk talk) 토크콘서트’와 ‘치매극복 4행시 짓기 이벤트’는 치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데 기여했다. 비록 4행시 짓기 이벤트에서는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지만, “치매, 혼자는 두렵지만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장은 치매 극복에 있어 가족과 공동체, 그리고 국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지역 공공병원 협력 의사가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는 치매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유익한 정보가 제공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속 심각한 치매 상태만을 연상하지만, 실제로는 가벼운 치매가 더 많으며, 조기 진단과 약물 치료를 통해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은 치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치매 진행 과정이 시간, 장소, 사람의 순서로 나타난다는 점, 치매가 암보다 흔하다는 사실, 그리고 건망증과 치매의 명확한 차이점을 배우면서 치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관련 상담과 조기 검진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로 등록된 경우 치매 치료 관리비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따라서 가족 중 치매가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 당황하지 않고 가장 먼저 지역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안이 될 것이다. 치매는 개인의 힘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치매안심센터와 같은 든든한 지원 체계와 함께라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병으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국가적, 지역적 지원과 개인의 인식 개선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비로소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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