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금융 거래의 편리함 속에 잊혀가는 ‘현금’의 물리적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계좌이체 대신 직접 손으로 주고받는 현금이 주는 특별한 감동과,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가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8년 전,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이 겪었던 작은 해프닝은 이러한 서비스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말부부로 지내던 중 남편이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근무지에 지갑을 두고 간 상황이 발생했다. 신분증, 신용카드, 보안카드 등이 모두 담긴 지갑을 되찾기 위해 왕복 4시간을 운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으며, 당시에는 지금처럼 결제 앱 활용도 일반적이지 않아 현금이 절실했다. 이때 이 주무관은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를 떠올렸다. 수령인 본인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지만, 집배원에게 직접 보내는 경우 신분증 없이도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하여 10만 원을 긴급하게 보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급하게 현금이 필요할 때,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물리적인 제약을 넘어선 즉각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신청인이 지정한 수신자에게 우체국 집배원이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송금을 넘어 정성을 담아 마음을 전하고자 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경조사 참석이 어려운 경우, 계좌이체 대신 경조금과 경조 카드를 함께 전달하는 ‘경조금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때 ‘현금배달’을 선택하면, 직접 참석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현금으로 대신 전달하며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다.
더불어, 고령자나 은행 점포가 드문 시외지역에 거주하는 부모님께 매월 용돈을 보내드리는 ‘부모님 용돈 배달 서비스’도 편리성을 더한다. 2018년부터 시행된 이 서비스는 한 번의 약정으로 매월 지정된 날짜에 정해진 금액을 현금으로 배달해 주어, 매번 별도의 신청 절차를 거쳐야 했던 번거로움을 해소했다.
뿐만 아니라,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복지 정책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12일, 우정사업본부는 경남 산청, 함양, 거창, 합천군의 지방자치단체가 배부하는 지원금을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기관 접근이 어려운 주민,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지원금 수령 불편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계좌이체를 하더라도 실제 현금으로 수령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직접 현금을 전달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단순히 현금을 전달하는 기능을 넘어, 디지털 금융 시대에 간과될 수 있는 ‘현금’의 물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금융 소외 계층의 불편을 해소하며, 정서적 교감을 증진시키는 다층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다가오는 가정의 달,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직접 전달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