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명절이 지나고 나면 많은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대한 고민에 직면한다. 특히 명절을 풍성하게 장식했던 갈비찜, 잡채, 전 등은 넉넉하게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 남기기 십상이다. 이러한 음식들을 단순히 데워 먹는 것을 넘어 새로운 요리로 재탄생시켜 명절의 여운을 즐기는 동시에 음식물 낭비를 줄이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박찬일 셰프는 명절 음식의 남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두 가지 창의적인 레시피를 제안한다. 첫 번째는 ‘갈비찜 잡채볶음밥’으로, 남은 갈비찜의 양념과 재료를 활용하여 별도의 식용유 없이도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볶음밥을 만드는 방법이다. 냄비에 남은 갈비찜의 살점과 양념을 추려내고 밥 한 공기와 고추장 반 큰술, 잡채, 김가루를 넣어 볶으면 간단하게 완성된다. 만약 단맛과 매운맛을 더하고 싶다면 다진 신김치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요리는 갈비찜의 맛을 간직하면서도 새롭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두 번째 제안은 ‘전 두루치기’이다. 남은 전을 활용하여 얼큰하고 깊은 맛의 두루치기를 만들 수 있다. 잘 익은 김치, 파, 고춧가루, 다진 마늘, 캔 참치, 치킨스톡 등의 재료를 활용하며, 특히 두부전이 남았을 경우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파를 볶다가 캔 참치와 물, 치킨스톡을 넣고 끓인다. 여기에 김치와 적당한 크기로 자른 전을 넣고 고춧가루를 넣어 끓이면 완성된다. 전에서 우러나오는 기름이 국물의 맛을 더욱 진하고 깊게 만들어주며, 국물이 짜글이처럼 자작해지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이 두 가지 레시피는 명절 음식의 남김이라는 흔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풍성했던 명절의 맛을 새로운 형태로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실질적인 방안이 될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미식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석이라는 추수의 감사 축제이자 제사인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남은 음식까지 알뜰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 박찬일 셰프
셰프로 오래 일하며 음식 재료와 사람의 이야기에 매달리고 있다. 전국의 노포식당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일을 오래 맡아 왔다. <백년식당>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등의 저작물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