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라는 특수한 시기에 발생하는 다양한 생리적 변화 속에서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의약품 오남용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임신 기간 동안에는 혈장량, 심박출량, 자궁 혈류량 등의 변화로 인해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과정이 달라지며, 이는 약효 발현 및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약품의 시기별 특성을 고려한 적절한 선택과 투여 방법 결정, 그리고 태아의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임산부와 이를 지원하는 의료 전문가 모두에게 최신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협력하여 ‘임부에 대한 의약품 적정사용 정보집’을 개정·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정보집은 임신부와 가족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약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신 의약품 허가사항과 진료지침 등을 담은 실무 지침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구체적으로 정보집에는 임부의 약리학적 특성과 주요 질환·약물요법, 국내 의약품 허가사항 등 폭넓은 의학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감기, 입덧, 변비, 속쓰림 등 임신 중 흔하게 겪는 증상에 대한 안전한 의약품 선택 방법, 최근 관심이 높아진 비만 치료제 등 최신 의약품 안전 정보, 고혈압, 심장병, 갑상선 질환 등 만성 질환을 가진 여성 환자의 임신 계획 시 복용 의약품 조정 방안 등 시의적절한 최신 정보들이 망라되었다.
특히, 임신부에게 흔히 사용되는 250개 약 성분에 대한 상세한 안전성 정보를 수록하고, 성분별 효능·효과, 용법·용량, 임부 관련 주의사항 등을 표로 구성하여 의약품 사용 전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확인하고 환자 상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임신 기간 중 발생하는 약동학·약력학 변화를 고려한 시기별 특성별 약물 선택 및 투여 방법 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태아 위험도는 약물 성분, 용량, 기간, 병용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를 바탕으로, 감기 증상 완화를 위해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우선 권장하되, 필요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복용이 가능함을 안내했다. 콧물·코막힘에는 세티리진, 클로르페니라민, 기침에는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 의약품을, 그리고 통증 완화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하루 4000mg 이하로 복용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임신 20~30주에는 최소량·최단기간 사용하고 30주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명시했다. 변비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수분 섭취와 생활 습관 개선을 우선하고, 증상 지속 시 락툴로즈 또는 차전자피 성분 의약품 복용을 제시했다. 임신부의 체중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태아 저성장을 유발할 수 있는 체중 감량 다이어트나 토피라메이트 등 태아 기형 유발 가능성이 있는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 보조제는 권장하지 않았다.
이번 정보집 개정판은 ‘식약처 대표 누리집(www.mfds.go.kr)’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누리집(www.drugsafe.or.kr)’을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임신 중 의약품 사용은 반드시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하며, 사용하고자 하는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고 모체와 태아에게 기대되는 유익성과 위해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임신부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 사용을 돕고, 의약 전문가가 최신의 복약 정보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안전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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