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두고 핵심 소재인 황화수소의 해외 의존도가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고순도 황화수소 제조 기업인 ㈜한국스페셜티머티리얼즈가 새만금개발청과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생산 기반 마련에 나선 배경에는 바로 이러한 국가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화라는 절실한 과제가 놓여 있다.
지난 9월 2일, 새만금개발청은 ㈜한국스페셜티머티리얼즈와 ‘전고체 배터리용 특수가스(고순도 황화수소)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 협약을 맺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고체 전해질의 핵심 원료인 황화리튬 생산에 고순도 황화수소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이러한 고순도 황화수소를 생산할 기술력이나 설비를 갖춘 기업이 없어 전량을 일본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는 향후 국내 전고체 배터리 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심각한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한국스페셜티머티리얼즈는 2027년으로 예정된 국내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에 맞춰 필요한 황화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올해 2월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이번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투자를 통해 ㈜한국스페셜티머티리얼즈는 2026년 1월 공장 착공에 들어가 같은 해 연말부터 고순도 황화수소 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로써 그동안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던 황화수소의 국내 생산 시대를 열어, 국가 첨단산업의 공급망을 한층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투자로 지역 인력 20여 명을 신규 채용하는 효과도 발생할 전망이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이번 투자가 새만금 이차전지특화단지의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기업 유치와 투자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 새만금이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선 ㈜한국스페셜티머티리얼즈 대표 역시 전고체 배터리 제조에 있어 고품질 특수가스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이 중요함을 역설하며, 새만금 국가산단에 글로벌 수준의 제조시설을 구축하여 고순도 특수가스의 국산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